난리난 세계증시 폭락 범인 너였구나…'엔캐리트레이드 청산' 뭐길래

가장 인기 있던 엔캐리 투자 전략
일본은행의 깜짝 금리 인상 여파로
엔화 가치 급등…투자 자산 청산
전 세계 증시, 신흥국 통화 등 조정
BOJ 추가 금리 인상 계획 보류될 듯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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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최근 전 세계 증시 급락을 일으킨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수년간 투자자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던 엔 캐리 투자 전략이 해체되면서 글로벌 자산 시장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캐리 트레이드란 투자은행(IB) 등 기관이 금리가 낮은 국가의 통화를 빌려 멕시코처럼 이자율이 높은 신흥국 통화를 매수하는 등 고수익을 낼 수 있는 금융시장에 투자하는 기법을 뜻한다. 최근 몇 년간 캐리 트레이드 자금으로 가장 주목받은 것은 일본 엔화였다. 일본은 미국, 유럽 주요국이 코로나19 이후 점화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큰 폭으로 기준금리를 올릴 때도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유지해왔다. 마이너스 금리 기조는 일본은행(BOJ)이 지난 3월 17년 만에 단기금리를 인상하며 해제됐다.


그러나 당시 BOJ가 시장 유동성을 공급하는 장기 국채 매입 지속 등을 강조한 이후 엔화 가치는 이전보다 더 하락하는 현상이 일어나면서 엔 캐리 트레이드 전략은 계속해서 유효했다는 평가다.


변곡점은 지난달 31일 BOJ가 기준금리를 4개월 만에 또 한 번 깜짝 인상한 때였다. 당시 BOJ는 장기 국채 매입액도 분기별로 4000억엔 정도씩 단계적으로 줄여나가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10일 한때 161엔을 웃돌던 달러당 엔화 환율은 이후 145엔 안팎을 오르내릴 정도로 급전직하했다. 엔·달러 환율 하락은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상승했다는 뜻이다.

WSJ는 “지난주 달러 대비 엔화값이 7.5% 급등하면서 은행들로부터 증거금 청구를 당한 캐리 트레이더들이 큰 타격을 입었다”고 전했다. 이를 커버하기 위해 투자자들이 엔화를 또 한 번 사들이면서 엔화가 급등하는 효과로 이어졌고, 급기야 일부 투자자의 투자 자산은 청산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전 세계 증시, 신흥국 통화, 비트코인 등 위험자산뿐만 아니라 금 같은 안전자산마저 조정받게 했다는 설명이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7월 초 헤지펀드 등 투자자들이 엔화 약세에 베팅하는 계약은 순자산 기준 140억달러 이상에 달하는 18만개 이상을 웃돌았다. 이 같은 포지션은 지난주까지 약 60억달러로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자산 폭락 사태를 두고 섣불리 기준금리를 인상한 BOJ의 책임론이 부상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블룸버그는 이로 인해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했던 BOJ의 계획이 보류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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