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김모씨(24)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 같은 메시지를 받았다. 발신인의 계정을 들어가 보니 올린 모든 게시물에는 여성 노출 사진이 가득했다. 김씨는 "그런 메시지를 받았다는 게 수치스럽고, 또 그런 연락을 받을까 두려워 SNS에 올린 사진들을 모두 삭제해야 하는 건 아닌지 고민하고 있다"며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SNS상으로만 차단 신고를 해둔 상태"라고 말했다.
최근 SNS나 게임, 커뮤니티 등 온라인상에서 김씨와 같은 '통매음' 피해를 겪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통신매체이용음란죄(통매음)란 통신매체를 통해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 글, 영상 또는 물건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된 경우에 해당한다. 성폭력 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3조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이 선고될 수 있다.
대법원에서는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행위의 동기 및 경위와 수단 등을 종합해 피고인에게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이 있었는지를 판단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
실제로 통매음 발생 건수는 최근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경찰청에 따르면 통매음 발생 건수는 2018년 1365건에서 2022년 1만563건으로 5년 새 7.7배 급증했다.
통매음 피해는 특히 여성과 10·20대에 집중돼 나타나고 있다. 2018년부터 2022년 전체 피해자 수인 2만480명 중 여성 피해자는 1만2960명으로 약 63%에 달했다. 여성 피해자 중에서도 30대 이하의 비율이 77%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전체 피해자 중 30대 이하는 1만5404명으로 75.21%였다.
최란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은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누군가를 상대로 범죄를 행할 수 있느냐는 대개 권력 문제가 반영된다"며 "특히 여성을 상대로 성적 희롱의 대상으로 삼거나 음란 표현을 하는 등의 양태가 있기 때문에 통매음에 여성 피해자가 많은 것은 일반적인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피의자는 대부분 10~30대의 젊은 연령대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 나이대를 보면 대부분 많이 어리다"며 "온라인으로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쉽게 말을 하다 보면 정신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통매음과 같은 범죄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타인에 대한 접근이 어려웠던 과거와 달리, 온라인을 매개로 다양한 접근이나 범죄가 용이해졌다는 것이다. 이은의 성범죄 전문 변호사는 "SNS를 통해 쉽게 타인의 신상 정보를 알 수 있고 접촉할 수 있는 방법이 쉬워졌다"며 "접근할 수 있는 문턱이 낮아졌기 때문에 범죄율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고 건수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적극적인 수사와 처벌이 이뤄질 필요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 부소장은 "이 같은 범죄의 피해자들은 '경찰에 신고하면 다 될 줄 알았는데 나만 되게 예민한 사람 취급받고, 별일 아니라는 응답을 받았다'는 이야기들을 여전히 많이 한다"며 "통신매체에서 그치지 않고 현실에서 누군가 위해를 가하지 않을지 등의 우려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수사와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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