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 침체 우려에 증시가 패닉에 빠졌다. 코스피는 하루 역대 최대 하락폭을 기록하며 2400선대로 후퇴했고 코스닥은 700선 아래로 떨어졌다. 폭락세가 이어지면서 공포지수는 코로나19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공포지수가 치솟으면서 공포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증권(ETN)은 급등세를 보였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234.64포인트(8.77%) 하락한 2441.55에 마감했다. 2600선대에서 시작해 2400선대까지 추락했다. 코스닥은 11.30% 하락하며 691.28에 장을 마쳤다.
'검은 금요일'에 이어 '검은 월요일'까지 바닥이 뚫린 듯한 하락세에 그야말로 '패닉장'이었다. 올해 첫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사이드카는 코스피200 선물이 5% 이상 상승 또는 하락했을 때, 코스닥150 선물이 6% 이상 상승 또는 하락하거나 3% 이상 상승 또는 하락이 1분간 지속될 경우 발동된다. 코스피와 코스닥에 동시에 매도 사이드카가 걸린 것은 2020년 3월23일 이후 처음이다. 서킷브레이커는 코스피와 코스닥이 전일 대비 8% 하락한 국면이 1분간 지속될 경우 발동된다. 동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도 2020년 3월19일 이후 처음이다. 이날 코스피 하락폭은 장중, 장 마감 후 모두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날 급락으로 코스피 시가총액은 2000조원이 깨졌다. 이날만 약 192조원이 증발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모두 이날 하락 종목수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경기 우려와 환율(엔화) 변동성 확대, 중동 우려, 인공지능(AI) 등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 관련 뉴스 등 악재만이 반영되며 코스피는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면서 "삼성전자가 10% 넘게 급락한 것은 2000년 IT 버블 붕괴, 1998년과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역대급으로 부진한 투자심리를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이어 "특히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제한된 가운데 나타난 증시 급락세로 펀더멘털(기초체력)보다 공포심리가 크게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패닉장세에 공포심리는 극에 달했다. 국내 증시의 '공포지수'인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V-KOSPI)는 이날 24.16포인트(110.98%) 급등하며 45.93을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로 패닉장세를 보였던 2020년 3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V-KOSPI는 장중 48.51까지 오르며 2019년 4월10일 122.83% 이후 장중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뉴욕증시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도 급등했다. 전일 64.90% 급등한 38.57을 기록했다. 개장 전 약 4년 만에 최고 수준인 65.73까지 치솟았다.
공포지수가 치솟으면서 이를 추종하는 ETN은 급등했다. 한투 S&P500 VIX S/T 선물 ETN(H)은 지난 2일부터 전일까지 2거래일간 51.35% 급등했다. 신한 S&P500 VIX S/T 선물 ETN D(50.69%), 삼성 S&P500 VIX S/T 선물 ETN(50.58%), 대신 S&P500 VIX S/T 선물 ETN(50.27%) 등도 이틀새 50% 넘게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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