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급발진 주장' 운전자 "페달 조작" 실수 인정

광주 대인시장서 빠져나오다 건물 돌진
'급발진' 언급했으나 이내 잘못 시인해

광주서 건물 기둥을 들이받고 차량 급발진을 주장했던 70대 고령 운전자가 페달 조작 실수를 시인했다.

광주 대인시장 공용주차장을 빠져나오다가 건너편 건물 기둥으로 돌진한 차량. 사고 직후 운전자는 '급발진'을 언급했으나, 수사가 시작되자 자신의 실수를 시인했다. [사진=연합뉴스]

5일 광주 동부경찰서는 지난달 26일 낮 12시 5분쯤 광주 동구 대인시장 공용주차장을 빠져나오던 남성 A씨(70대)가 건너편 건물 기둥으로 돌진한 것과 관련, A씨가 "페달 조작을 잘못했다"고 시인했다 밝혔다.

사고 직후 A씨는 곧장 차량 급발진을 언급했으나, 경찰 조사에서 주차장 카드 정산기에 몸을 뻗었다가 실수로 가속 페달을 밟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 사고로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주차장 시설물과 기둥 외벽 등 일부가 파손됐다.

A씨는 오토파킹 기능이 해제된 줄 모른 채 브레이크와 가속 페달을 헷갈린 것으로 파악됐다. 폐쇄회로(CC)TV에도 급발진을 의심할만한 단서가 발견되지 않았으며, 경찰은 A씨에게 입건할 사유가 없어 사건을 종결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한편 사고를 낸 후 '급발진'을 주장하는 고령 운전자가 늘고 있다. 지난 1일에는 세종대로 방향 일방통행 4차로 도로를 250m가량 역주행한 70대 남성이 급발진을 주장해 논란이 됐다. 당시 사고로 사망한 사람은 총 9명이다. 지난 6일에는 서울역 인근에서 차를 몰던 80대 남성이 인도로 돌진해 보행자 2명이 다쳤으며, 해당 남성도 마찬가지로 급발진을 주장했다. 9일에는 경기도 수원시에서 70대 운전자가 몰던 승용차가 중앙선을 침범해 차량 5대가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고, 해당 운전자도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다.

급발진은 차량이 운전자가 의도하지 않은 급가속을 일으키는 현상이다. 급발진 발생 주장 차량의 사용 연료를 보면 휘발유 337건, 경우 220건, LPG 149건, 하이브리드 34건, 전기 26건 순이다.

이같은 현상에 온라인에서는 고령 운전자에 대한 규제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형식적으로 운영되는 고령운전자 적성 검사를 강화하고, 70대 이상 운전자는 운전면허 반납을 의무화하며 비상자동제동장치의 기술적 보완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고기정 인턴 rhrlwjd0312@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