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가 내 마음 읽어주는 전기차…아우디 Q6 e트론

아우디 Q6 e트론 국내 취재진 최초 공개
챗GPT 기반 어시스턴트로 800개 기능 제어
新전기차 플랫폼 PPE, 브랜드 최초 적용
10분 충전에 255㎞ 주행 …서울~구미 오가는 거리
21분만에 80% 충전…800V로 속도 높여

"헤이 아우디, 나 뮌헨에 갈 거야."

"네. 자주 가시는 뮌헨 시내 레스토랑으로 목적지를 설정할게요."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독일 잉골슈타트에서 만난 아우디 Q6 e트론은 이같이 대답했다. 기존의 음성인식 어시스턴트는 목적지를 직접적으로 말해야만 설정이 가능했다면, 이제는 운전자의 평소 동선을 파악한 차량이 알아서 목적지를 입력한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인 챗GPT를 활용한 덕분이다. 운전자는 챗GPT가 적용된 디지털 어시스턴트를 통해 800가지 이상 기능을 음성 제어할 수 있다.

이날 아우디는 독일 잉골슈타트에서 국내 취재진을 대상으로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우디 Q6 e트론을 선보였다. 이 차는 폭스바겐그룹 PPE(Premium Platform Electric) 플랫폼과 챗GPT를 적용한 아우디 브랜드의 첫 번째 전기차다. 아우디가 Q6 e트론 실차를 국내 취재진에게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달 유럽 공식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한국에는 내년 초 출시된다.


아우디 Q6 e트론 관계자가 챗GPT를 활용한 내비게이션 음성제어를 시연하고 있다.[사진=우수연 기자]

아우디 Q6 e트론 관계자가 챗GPT를 활용한 내비게이션 음성제어를 시연하고 있다.[사진=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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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 기반 디지털 어시스턴트는 정보 검색은 물론 사람 같은 상호작용도 가능케 한다. 예를 들면 예전에는 음성인식으로 에어컨 온도를 낮추기 위해선 "실내 온도를 19도로 낮춰줘" 같은 직접적인 표현이 필요했다면 이제는 "나 너무 더워"와 같은 모호한 표현을 사용해도 생성형 AI가 운전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차량을 제어해준다.


최근 완성차 업계에선 생성형 AI를 활용한 운전자 어시스턴트 도입이 대세다. 날씨나 인물 검색은 물론 평소 운전 습관이나 이동 패턴 등을 고려한 경로 추천도 가능하다.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해 모든 질문과 답변은 검색 이후 삭제된다. 아우디는 전 세계 어느 시장보다 디지털 기술에 민감한 한국 소비자들이 챗GPT를 접목한 Q6 e트론의 진가를 알아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크리스티안 슈타인호르스트 제품 매니저(PM)는 "한국 소비자들은 디지털 기술에 민감하고 수용도가 높다"며 "운전자 지원 시스템, 엔드투엔드(end-to-end) 아키텍처, AR(가상현실) 내비게이션 등 첨단 기술이 적용된 Q6 e트론에 대한 반응이 좋을 것으로 기대되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크리스티안 슈타인호르스트 아우디 Q6 e트론 제품 매니저(PM)[사진=우수연 기자]

크리스티안 슈타인호르스트 아우디 Q6 e트론 제품 매니저(PM)[사진=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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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아우디 전기 SUV 라인업에는 컴팩트(Q4 e트론), 프리미엄 대형(Q8 e트론) 두 가지 선택지만 있었으나 이번에 전 세계적으로 가장 수요가 많은 중형 SUV를 추가했다. 아우디는 Q6 e트론에 새로운 전기차 플랫폼 PPE를 브랜드 최초로 적용해 에너지 소비는 30%, 무게는 20% 줄였다. 또한 차량 앞뒤 축에 합산 최고 출력 285㎾(사륜구동 기준)의 힘을 내는 두 개의 모터를 배치해 주행 성능을 끌어올렸다.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은 5.9초다. 평소엔 사륜구동이지만 운전자의 선호도에 따라 앞쪽 모터를 끄고 후륜 구동으로 달릴 수도 있다.


아우디 Q6 e트론[사진=우수연 기자]

아우디 Q6 e트론[사진=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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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차의 하이라이트는 배터리다. 혁신 기술로 800V 고전압 충전이 가능한 100㎾의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가 탑재됐다. 충전 속도 전력은 최대 270㎾까지 높였다. 총 전력량을 늘리기 위해선 전류 혹은 전압을 높여야 하는데 아우디는 전압을 두 배로 높이는 방식을 선택했다.


덕분에 21분 만에 배터리 용량의 10%에서 80%까지 충전이 가능해졌다. 100% 완전 충전하면 사륜구동 기준 625㎞를 달릴 수 있다(유럽 인증 기준). 10분만 충전해도 서울에서 경북 구미를 오갈 수 있을 정도(255㎞)의 주행거리가 확보된다. 만약 주변에서 800V 급속 충전기를 찾지 못했다면 400V 충전도 가능하다. 이때는 배터리를 두 부분으로 나눠 양쪽에 각각 400V로 병렬 충전된다. 충전 속도는 느려지지만 배터리에 주는 부담(저항)은 줄어든다.


아우디 Q6 e트론 인테리어[사진=우수연 기자]

아우디 Q6 e트론 인테리어[사진=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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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석에 앉아 살펴본 실내 인테리어도 확 바뀌었다. 기존 MEB 플랫폼의 전기차는 디스플레이가 여러 개로 나뉘어있어 답답한 느낌을 줬다면, 이번 Q6 e트론은 가로로 연결된 파노라마 디스플레이(11.9인치+14.5인치)가 탁 트인 인상을 준다. 여기에 조수석에는 별도의 10.9인치 디스플레이가 탑재돼 동승자가 게임, 영화는 물론 다양한 외부 앱을 활용한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다. 다만 운전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운전 중에는 운전석에서 조수석 화면이 보이지 않는 ‘프라이버시 셔터’ 시스템이 구현됐다. 유럽 판매 가격은 6만8800유로(1억153만원)부터 시작한다.


슈타인호르스트 PM은 "Q6 e트론은 아우디의 모든 최신 기술이 집약된 전기차"라며 "(고속 충전기가 잘 갖춰진) 한국의 충전 인프라와 선순환을 이루면서, 출시만 되면 충분히 한국에서 성공할 모델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아우디 Q6 e트론[사진=우수연 기자]

아우디 Q6 e트론[사진=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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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골슈타트(독일)=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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