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업종의 주가가 강세다. 올해 증시를 이끌어 온 반도체의 하락이 지수를 끌어 내리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제약바이오가 반도체를 대신해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데다 미국에서 생물보안법이 통과되면 반사 이익을 볼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의약품 지수는 지난 2일 1만4922.15로 마감, 최근 한 달간 11.59% 올랐다. 전체 코스피 업종 지수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이 외 KRX 바이오 TOP10(10.53%), KRX 헬스케어(8.02%), 코스닥 제약(6.67%) 등 다른 제약바이오 업종 지수도 코스피(-4.77%)를 크게 웃도는 성과를 기록했다.
최근 국내외 증시는 미국 대선 불확실성과 경기 침체 우려 등이 맞물리며 큰 변동성을 겪고 있다. 특히 시장에선 지난해부터 '주도주' 역할을 해 온 반도체에 대해 인공지능(AI) 투자에 들어가는 비용 대비 최종 수요가 부족하다는 우려가 나오며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증권가에선 반도체 다음으로 제약바이오 섹터가 증시를 이끌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에서 다른 업종들로 포트폴리오를 넓혀야 한다"며 "특히 바이오가 주도주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반도체 지원법(CSA) 등 과거 사례를 언급하며 "'미국이 필요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 미국이 IRA를 통과시킨 후 국내 증시에서 배터리가 좋았고, 반도체법 통과 후엔 반도체가 좋았다. 중국 바이오 기업과의 거래 제한을 골자로 하는 생물보안법이 연내 통과되면 국내 바이오에 대한 기대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박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는 바이오시밀러를 도입하고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신약의 허가를 장려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기조는 바이오시밀러의 비중이 높고, 바이오테크 기업들의 성과가 지난 10년의 투자 끝에 나오기 시작한 국내 헬스케어 업종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생물보안법 입법 추진, 금리 인하 등 우호적인 거시 경제 환경 변화와 함께 개별 기업의 실적도 개선세에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는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2분기 실적을 발표했고, 최근 1조5000억원 규모의 대형 수주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셀트리온 의 짐펜트라는 지난달부터 미국 3대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 중 하나인 익스프레스 스크립츠의 처방목록 등재가 적용되며 본격적인 판매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바이오시밀러 기업들의 실적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아울러 주요 바이오테크 기업들의 기술 수출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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