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美 2분기 깜짝 성장에도 빅테크 '팔자'…나스닥 0.93% ↓

알파벳·테슬라 실적 실망에 빅테크 매도 이어져
2분기 성장률 2.8%…물가 상승세는 둔화
연착륙 전망에 9월 금리 인하 기대 탄탄
26일 발표 6월 PCE 물가 주목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26일(현지시간) 혼조세로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일부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 종목을 매도했고, 대형주에서 중소형주로 매수세가 전환되는 순환매 현상 역시 지속됐다. 미국 경제는 2분기 예상을 뛰어넘는 성장률을 달성하며 연착륙 기대감을 높였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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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1.2포인트(0.2%) 오른 3만9935.07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27.91포인트(0.51%) 하락한 5399.22,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60.69포인트(0.93%) 떨어진 1만7181.72에 거래를 마쳤다.

종목별로는 기술주 약세가 두드러졌다. 지난 23일에 2분기 실적을 공개한 구글 모회사 알파벳과 테슬라 실적이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인공지능(AI) 랠리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됐다. 알파벳은 2.99% 내렸다. 엔비디아는 1.72% 하락했고 마이크로소프트(MS)와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는 각각 2.45%, 1.7% 밀렸다. 반면 전날 12.33% 급락한 테슬라는 1.97% 상승했다. 포드는 시장 예상을 하회하는 실적에 18.36% 폭락해 2008년 이후 16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치폴레는 전망을 뛰어넘는 실적 발표에도 1.85% 밀렸다.


기술주 흐름은 다음 주 공개될 MS와 애플 등 다른 매그니피센트7 기업 실적에 따라 한 번 더 변곡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50 파크 인베스트먼츠의 애덤 사르한 최고경영자(CEO)는 "월가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상승세를 견인하던 AI 주식이 이제 하락세를 이끄는 중"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강세장에서 한 부문이 선두를 달리다가 멈추고, 조정받고, 다른 분야에 바통을 넘기는 것을 볼 수 있다"며 "다른 부문으로 이동하는 릴레이 경주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분석했다.

트러이스트의 케이스 러너는 "최근 요동치는 시장 움직임은 예상했던 바로,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며 "장기 강세장이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는 게 기본 예측"이라고 밝혔다. 이어 "종종 두 걸음 앞으로 나가고, 한 걸음 뒤로 물러서는 형태가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 발표된 2분기 미국 경제 성장률은 예상보다 강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상무부 경제분석국(BEA)에 따르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가 전기 대비 연율 기준 2.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인 1분기 성장률(1.4%)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자, 월스트리트저널(WSJ) 전문가 예상치(2.1%)를 훌쩍 넘어섰다. 미 실물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가계지출이 전기 대비 2.3% 늘어나 1분기(1.5%) 대비 성장률이 크게 회복됐다. 상품·서비스 지출 모두 증가했다.


인플레이션은 진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률은 지난 1분기 3.7%에서 2분기 2.9%로 둔화됐다. 투자자들은 다음 날 공개될 6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를 통해 보다 세부적인 인플레이션 추이를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스티븐 브라운 이코노미스트는 "2분기 GDP 성장률이 2.8%를 기록해 예상을 넘어서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다음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에 다소 편안함을 느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최근 노동시장 여건 완화, 물가 상승률 둔화 조짐은 오는 9월 FOMC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해야 할 강력한 근거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지난주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시장 예상을 하회했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7월14~20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3만5000건으로 집계됐다. 전문가 예상치(23만7000건)와 직전 주 수정치(24만5000건) 모두 하회했다. 최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청구하는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7월7~13일 주간 185만1000건을 기록해 역시 시장 전망치(186만건)와 직전 주 수정치(186만건)를 전부 밑돌았다.


2분기 예상보다 견조한 GDP와 인플레이션 둔화는 미 경제 연착륙 기대감을 높이며 오는 9월 금리 인하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Fed가 9월 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이상 내릴 가능성을 100% 반영 중이다.


미 국채 금리는 엇갈리고 있다. 글로벌 채권금리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일 대비 3bp(1bp=0.01%포인트) 하락한 4.24% 선에서 움직이는 중이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일 대비 2bp 상승한 4.43%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국제유가는 예상보다 견조한 미국 경제에 상승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0.69달러(0.89%) 오른 배럴당 78.28달러, 글로벌 원유 가격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0.66달러(0.81%) 상승한 82.37달러에 마감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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