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 올림픽에서 화제가 됐던 선수촌 골판지 침대가 2024 파리 올림픽에도 똑같이 제공되면서 선수들의 '골판지 침대 챌린지'가 다시 시작됐다. 이는 골판지 침대 위에서 뛰어보는 등 침대의 내구성을 확인하는 일종의 놀이다.
23일(현지시간) 미국 NBC 등 외신은 개막식을 앞둔 올림픽 출전 선수들이 파리 올림픽 선수촌에서 제공한 골판지 침대 테스트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골판지 침대는 도쿄 올림픽조직위원회가 친환경 대회를 모토로 도입했다. 당시 200㎏의 하중을 견디도록 설계됐던 골판지 침대는 두 사람의 몸무게를 견디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논란이 퍼지면서 '성관계 방지용 침대'라는 조롱까지 받았다. 이 때문에 선수촌에 투숙한 선수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성능 테스트를 펼치는 영상을 퍼트리면서 이른바 '골판지 침대 챌린지'가 자리 잡았다. 이 가운데 골판지 침대는 250㎏까지 견딜 수 있도록 성능을 개선해 파리 올림픽 선수촌에도 납품됐고, 선수들은 또다시 내구성 테스트에 도전하고 있다.
도쿄 올림픽 당시 관중석에서 뜨개질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뜨겁게 달궜던 영국 다이빙 선수 토머스 데일리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림픽 선수촌 골판지 침대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데, 이것이 골판지 침대입니다'라는 글과 함께 테스트 영상을 올렸다. 데일리는 골판지로 된 침대 프레임을 손으로 두드려보고, 직접 침대 위에서 발을 구르고 점프하며 내구성 실험을 펼친 뒤 "보다시피 아주 튼튼하다"라며 웃어 보였다.
아일랜드의 럭비 선수 조던 콘로이와 해리 맥널티가 골판지 침대의 내구성을 실험한다며 침대로 뛰어드는 영상을 올렸다. 콘로이는 딱딱한 매트리스 탓인지 침대에서 튕겨져 나갔지만, 튼튼함은 증명할 수 있었다. [이미지출처=인스타그램 캡처]
원본보기 아이콘아일랜드의 럭비 선수 조던 콘로이와 해리 맥널티는 "올림픽 침대와 관련한 음모"라는 글과 함께 한 영상을 올렸다. 맥널티는 영상 초반부에 "한 명 이상 침대에 올라가면 아마도 무너질 것"이라며 침대에 오른 다음 "한 명"이라고 외쳤다. 이후 콘로이가 침대로 뛰어들었지만, 침대의 매트리스가 딱딱한 탓인지 그는 매트리스에서 튀어 올라 바닥으로 추락했다. 맥널티는 웃음이 터졌고, 잠시 기절한 척하던 콘로이는 아무렇지 않은 척 일어나 침대 위로 다시 뛰어들었다. 두 사람이 뒹굴어도 침대가 무너지지 않는 것을 확인시켜준 셈이다.
호주 여자 테니스 대표팀 선수들도 테스트에 동참했다. 이들은 골판지 침대를 발판으로 삼아 오르내리는 스텝 업 동작과 매트리스 위에서 허리에 스포츠 밴드를 매고 달리는 동작을 반복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강도 테스트를 했다.
다만 호주의 수구 선수 틸리 컨스는 골판지 침대에 곤혹스러워하는 영상을 올렸다. 컨스는 "골판지 침대에서의 첫날 밤"이라며 침대 매트리스의 모습을 공개했다. 매트리스는 '부드러운 부분'과 '단단한 부분'으로 나뉘어 있었다. 선수들의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컨스는 매트리스를 구성하는 내장재의 부드러운 부분과 단단한 부분의 차이를 느낄 수 없었다고 한다. 그의 동료는 "내 등이 절벽에서 떨어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도쿄 올림픽 당시에도 선수들은 침대 환경 탓에 깊은 잠을 잘 수 없다고 호소하거나, 침대가 찢어진 모습 등을 공개하며 불안감을 호소하기도 했다. 컨스의 영상을 본 호주 대표팀은 다른 매트리스와 추가 베개를 제공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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