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서 차량으로 40대 자산가를 납치해 10시간을 끌고 다니며 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은 일당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1부(허용구 부장판사)는 강도상해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 등 3명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고, B씨 등 2명에게 징역 3년 6월을 선고했다고 20일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또 재판부는 범행에 가담할 인원을 모집한 혐의(협박방조)로 불구속기소 된 공범 2명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장물인 시계를 매도하도록 도운 1명에게는 장물알선 혐의로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
A씨 등은 지난 3월20일 오전 1시쯤 서울 송파구 한 거리에서 40대 재력가 C씨를 강제로 차에 감금해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과거 지인으로부터 소개받아 C씨를 알게 됐다. 사전에 범행을 계획한 A씨는 범행 당일 C씨와 술자리를 가졌다. 이후 그는 C씨에게 "대리기사를 불러주겠다"고 한 뒤 미리 대기하고 있던 공범들에게 연락했다. 대리기사인 것처럼 C씨의 차량에 탑승한 A씨 일당은 곧 강도로 돌변해 C씨의 손을 묶고 얼굴을 가린 뒤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일당은 C씨의 차량으로 서울 송파구에서 경기 성남시 중원구 도촌동까지 이동하면서 C씨를 약 10시간 동안 차 안에 감금했다. 이 과정에서 A씨 등은 C씨의 가방 안에 있던 현금 일부와 9000만원 상당의 시계를 빼앗았다. C씨는 양손의 결박이 느슨해진 틈을 타 차 문을 열고 도로 위로 뛰어내려 행인들에게 112 신고를 부탁했다. 이후 그는 출동한 경찰관에 의해 구조됐으나, 전치 10주가량의 큰 상처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 결과, A씨는 운영하고 있던 회사가 자금난에 빠지는 등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상황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피해자 C씨가 큰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A씨 일당은 이 사건 수일 전에 C씨를 상대로 범행을 계획했다가 피해자가 다른 약속 등을 이유로 일찍 자리를 뜨자 다시 약속을 잡아 재차 범행을 시도하기까지 했다.
1심 재판부는 "조직적·계획적으로 이뤄진 범행 경위와 수법, 피해자의 피해 정도 등을 고려하면 죄질이 불량하고 피고인들의 죄책이 무겁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의 상해 정도가 중하고 피해자가 피고인들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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