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템플스테이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템플스테이는 사찰에 잠시 머물면서 불교 문화·생활·수행 등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과거 템플스테이는 외국인에게 인기였으나, 불교가 '힙한' 종교로 떠오르면서 젊은 층의 참여도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에 따르면 지난해 템플스테이 참가자의 연령대는 20대 22.4%, 30대 18.3%, 40대 14%, 50대 17.5%로 2030세대 비율이 40.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년 전인 2019년 20대 17.9%, 30대 14.2%, 40대 13.5%, 50대 20.0%인 것과 비교했을 때 2030세대 비중이 크게 늘어났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이 같은 인기를 엿볼 수 있다. '#템플스테이'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약 9만7000여개의 게시물이 나온다. 누리꾼들은 수련복을 입은 채 명상하고 있는 모습의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최근 템플스테이에 참여한 직장인 구도희씨(28)는 "바쁜 일상을 보내다가도 사찰에 들어가면 그곳만의 고요하고 편안한 분위기에 마음이 편안해진다"며 "스님과 차담 시간을 가지면서 인생 이야기를 할 수 있는데 그때 동안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다음에도 템플스테이에 참여할 마음이 있다"며 "큰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는 종교가 불교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템플스테이는 보통 체험형과 휴식형으로 나뉜다. 체험형은 사찰 예절과 예불 배우기, 108배 및 염주 만들기, 문화유적 탐방 등을 통해 깊이 있는 불교문화를 체험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휴식형은 사찰에 머물면서 지친 몸과 마음을 잠시 쉴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으로, 사찰 예절과 도량 안내, 저녁 및 새벽예불 프로그램 외에는 자유롭게 쉼의 시간을 누릴 수 있도록 진행된다. 젊은 층은 지친 심신을 치유하고 색다른 추억을 쌓기 위해 템플스테이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12일 서울 조계사앞사거리에 설치된 무대에서 열린 'EDM(일렉트로닉 댄스 뮤직) 난장'에서 '뉴진스님'으로 활동하는 개그맨 윤성호가 디제이로 나서 신나는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젊은 층이 템플스테이에 관심을 갖게 된 또 다른 원인으로는 불교가 이른바 '힙한 종교'로 부상한 것과도 연관 있다. 최근 불교는 '재밌는 불교'를 주제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4월 열린 2024 서울국제불교박람회는 EDM 불경 리믹스, 꽃스님과 함께하는 '힙한 불교' 강연 등 MZ세대를 겨냥한 프로그램으로 화제가 됐다.
특히 당시 뉴진스님(개그맨 윤성호)이 진행한 '극락도 락이다'란 이름의 네트워킹 파티가 화제 되면서 서울국제불교박람회 공식 홈페이지는 한때 마비가 되기도 했다. 당시 윤성호는 EDM에 불경을 리믹스한 음악을 틀면서 "이 또한 지나가리 이 또한 지나가. 고통을 이겨내면 극락왕생" 등을 외쳤다.
대한불교조계종에 따르면 올해 서울국제불교박람회를 찾은 관람객 전체의 80%는 2030세대였다. 즉 불교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자연스레 템플스테이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템플스테이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이색 템플스테이 프로그램도 나오고 있다. 충북 증평 미륵사에서 열리는 '댕플스테이'가 대표적인 예다. 그간 템플스테이는 전국 사찰에서 여러 차례 진행됐지만, 반려견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은 드물어 견주들 사이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진행된 2회차 프로그램은 입소문을 타고 30초 만에 매진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서핑 템플스테이'도 있다. 강원도 양양 낙산사에서 진행되는 해당 템플스테이는 마음 수양은 물론 서핑도 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이뿐만 아니라 바다를 마주하고 진행하는 '파도명상', 바다에서 진행하는 '모닝 요가'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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