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를 상대로 협박성 메시지를 전하는 등 '악성 민원'을 제기해 형사 고발을 당한 학부모가 해당 교사를 아동학대로 고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교사노동조합은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17일 서울시교육청이 형사 고발했던 학부모 B씨가 A교사를 아동학대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서울교사노조에 따르면 지난해 3월 A교사는 B씨의 요청으로 자녀 C학생을 2시간 이상 대면상담을 했다. 다음달 학교 위클래스 상담교사는 C학생에게 종합심리검사를 권유했다. 이후 5월 A교사가 학생들의 단체 사진을 찍어 학급 게시판에 게재했는데, B씨가 자신의 자녀 C학생이 사진에 없다며 항의를 했다. 이때 앞서 진행됐던 학교 위클래스 상담, 종합심리검사를 언급하며 '아이를 정신병자로 만들었다'고 표현 하는 등 A교사를 지적했다. 같은 달 B씨는 이틀에 걸쳐 A교사에게 장문의 편지를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B씨는 교감에게 C학생이 종합심리검사를 받게 된 경위와 C학생의 학교 생활에 대한 내용을 A교사로부터 서면 제출받을 수 있도록 요구를 했다. 또 7월쯤 B씨는 "딸에게 별일 없길 바란다면 편지는 끝까지 읽는 것이 좋겠다", "본인의 감정을 아이들이 공감하도록 강요하지 마라", "다른 사람을 꾸짖기 전에 자신의 문제를 먼저 생각해봐라"는 등의 협박성 내용이 담긴 편지를 전달했다.
이어 11월쯤 A교사는 B씨의 협박 등의 행위에 대해 학교교권보호위원회의 심의를 요청했다. 위원회는 B씨의 행위가 교육활동 침해 행위임을 인정하고, A교사에 대한 보호조치로 '교육청의 가해자 형사고발 및 재발방치 대책 마련' 등을 의결했다.
서울교사노조는 당시 서울시교육청이 고발 요청을 인용했으나, B씨에 대한 형사고발 조치가 뒤늦게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A교사는 서울교사노조를 통해 "지난해 12월 학교교권보호위원회에서 B학부모에 대해 교육청에서 고발 결정이 내려졌으나 교육청에서 해당 학부모를 고발하지 않았다. 서울교사노조를 통해 공론화 되고서야 교육청이 B씨를 고발했다"며 "올해 5월까지 B학부모가 나를 괴롭혔다"고 전했다.
서울교사노조는 "교사들이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벗어날 수 있어야 한다"며 "악성 민원으로 고통 받는 교사를 지원해줄 수 있는 예산과 인력 확보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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