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광양의 한 신축 아파트에서 '이사 소동' 이 벌어졌다. 미분양된 호수를 채우기 위해 건설사 측에서 할인 분양을 내놓았지만, 기존 입주민들은 '아파트 가격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반발하며 할인 세대의 입주를 막아서고 있다.
지난 16일 JTBC는 광양의 한 신축 아파트에서 벌어진 이웃 간의 갈등을 보도했다. 입주민들은 자신의 차를 이용하여 이삿짐이 들어오는 입구를 막고, 심지어는 바닥에 드러누워 이삿짐 차가 들어오는 것을 방해한다. 아파트로 바로 들어갈 수 있는 지하 주차장에는 입구를 막아버린 차량 때문에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신규 입주민의 이사를 방해하는 것은 기존 입주민이다. 이들은 자신의 차량 앞 유리에 '신규 입주민께 호소드립니다'이라는 안내문을 붙이기도 했다. 안내문에는 "근거 없는 할인 분양,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 "신규 입주자님들께서는 위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조금만 이사를 늦춰주시길 바란다"라고 적혀있다.
기존 입주민 A씨는 "이사 반대 시위하려고 차를 그렇게 세워놓은 거다"라며 "이 아파트는 사다리차가 이사를 못 하게 되어있어서, 엘리베이터 아니면 1층으로밖에 이삿짐이 못 들어간다. 할인 세대의 이사를 막으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사를 원하는 신규 입주민은 "이웃사촌이 아닌 '이웃 원수'다. 결국 자기들 집값 떨어지는 것 때문에 새로 이사 오는 사람들을 어떻게든 막아보겠다는 건데 이게 어떻게 이웃사촌이냐"라며 분노했다.
해당 아파트는 총 1114가구 대단지 아파트다. 하지만 현재 100세대 정도가 미분양 상태다. 결국 건설사는 기존 분양가에서 수천만 원을 깎은 할인 가격으로 입주민을 모집 중이다. 할인받아 입주한 주민들이 알려지자, 기존 입주민들은 할인 분양 세대에 주차요금을 50배 적용하고 커뮤니티 시설 및 공용부 시설 사용 불가, 이사 시 엘리베이터 사용료 500만원을 부과한다는 '텃세'를 부렸다.
한편 '할인 분양'으로 기존 입주민과 새로운 입주민이 갈등을 빚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월에는 대구시 동구 율암동에 위치한 한 아파트에서 45가구가 미분양되자 건설사 측에서 할인 분양을 추진했는데, 집값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기존 입주자들이 크게 반발했다. 2014년에는 경기도 파주시 운정신도시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할인 분양 입주자의 이사를 반대하던 기존 입주민이 분신 사망해 큰 논란이 됐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