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한 코스닥에 언제쯤 볕드나

코스닥 1% 넘게 하락하며 840선 무너져…코스피는 강보합
올들어 코스피 7% 넘게 상승…코스닥은 -3%
AI·밸류업 수혜 대형주 집중…코스닥 소외
실적 기대감도 코스피만 못해

코스닥이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올들어 코스피가 7% 넘게 상승한 데 반해 코스닥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코스피에 비해 실적 기대감이 크지 않은 상황이어서 코스피와 코스닥의 온도차가 해소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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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코스닥은 13.27포인트(1.56%) 하락한 839.61에 마감했다. 지난 9일 860선을 회복했으나 이후 지속된 하락으로 830선대로 떨어졌다. 전일 코스피는 소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코스닥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올들어 코스피는 7.94% 올랐으나 코스닥은 3.11% 하락했다. 코스피가 2800선 후반까지 오르면서 이달 초 잠시 숨고르기를 하는 동안 코스닥이 모처럼 상승하기도 했으나 860선 회복 이후 더 나아가지 못한 채 다시 뒷걸음질 쳤다.

거래대금도 줄고 있다. 올해 코스닥시장의 월별 일평균 거래대금을 보면 2, 3월 11조원대에서 4월에는 8조원대로 떨어졌고 이달에는 8조원에 못미치는 수준을 보이고 있다. 반면 코스피는 2월 이후 11조원대를 꾸준히 유지하다 지난달에는 13조원에 육박했고 이달에도 12조원대를 기록 중이다.


코스닥의 부진은 올해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한 인공지능(AI) 반도체 강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수혜가 대형주에 집중됐고 실적도 코스피에 비해 기대에 못미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코스닥은 금리에 민감한 성장주의 비중이 높은데 상반기 내내 미국발 금리 불안이 이어진 데다 코스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차전지주들의 부진이 코스닥 약세로 이어졌다. 전일에도 이차전지주인 시가총액 1위 에코프로비엠 과 3위인 에코프로 가 나란히 5% 넘게 하락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시장에서는 코스닥이 상대적 부진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승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코스피와 코스닥의 온도차는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코스닥은 실적 모멘텀이 약한 이차전지 비중이 여전히 높고 코스피 대형 종목으로 수급이 쏠리는 경우 중소형주 소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실적에 있어서도 코스피에 비해 기대치가 낮아지면서 지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러셀 2000 지수를 비롯한 중소형주의 강세가 나타나고 있음에도 코스닥에 대한 순환매가 지속될 수 있는 환경이 되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소요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코스피와 코스닥의 주가 상대강도는 영업이익 추정치의 상대강도와 2001년 집계 이후 약 0.8에 달하는 높은 상관관계를 보여주고 있는데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의 경우 코스피는 연초 이후 5.1%가량 상향된 반면 코스닥은 20.6%의 하향 조정을 기록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반기 이후 금리 인상 불안감은 가라앉고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코스닥에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하기에는 아직 부족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강 연구원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강화되고 있는 것은 코스닥의 코스피 대비 상대 강도에 긍정적인 요인이지만 시장 금리의 추가적인 레벨 다운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계기가 뚜렷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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