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매물도 늘고, 거래도 뛰었지만…가격 상승 불확실 [서울 집값 어디로]③

서울 아파트 '매물 대비 거래' 비율 올라가
통상 비율 높아지면 가격도 오를거라 해석하지만

지금은 과거와 달라
매물도 크게 늘고, 서울 아파트 가격 양극화, 거래량 유지도 불확실
"아파트 가격, 오를 거라 단언하기 힘들어"

올해 서울 '국민평형' 아파트 전세계약 중 절반 이상 전세가가 6억을 넘어선 5일 서울 한 부동산에 전세 와 매매 시세표가 붙어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올해 서울 '국민평형' 아파트 전세계약 중 절반 이상 전세가가 6억을 넘어선 5일 서울 한 부동산에 전세 와 매매 시세표가 붙어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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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기 전에 집 사자." 서울 지역 아파트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아파트 매물 건수 대비 거래 건의 비율이 증가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예전에는 집을 내놓으면 매매가 성사되는 일이 적었다면 이제는 많아졌다는 얘기다. 거래량 증가는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올해 하반기에도 집값은 우상향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집값 상승세를 틈타 집을 내놓는 집주인도 많아졌고, 집값이 오르는 곳만 오르는 양극화 현상을 보였다는 점은 변수다. 전문가들은 과거처럼 매매가가 이 비율을 따라서 상승할 것이라 전망하는 것은 섣부르다고 내다봤다.

18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를 바탕으로 서울 아파트의 매물(월평균) 대비 거래 비율을 살펴본 결과, 지난해 1월 이 비율은 3%(5만985건 대비 1492건)에 그쳤다. 그러나 올해 6월에는 7%(8만3371건 대비 5486건)까지 올라갔다. 지난해 초와 비교하면 매물은 3만건 이상, 거래 건수는 약 4000건 늘어났다.


거래 늘어난 만큼 매물도 빠르게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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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부동산 관계자는 "장기적인 공급부족 우려와 전셋값 불안으로 인해 실수요자들이 매수에 가담하면서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다"며 "다른 한편에서는 고금리 부담으로 매물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상 거래량이 늘어나면 매매가격도 따라서 올라간다. 이 관계자는 "조정기의 끝자락이었던 2020년까지만 해도 거래량이 늘면서 가격도 상승했다"며 "그러다가 2021년 중반부터 거래량이 빠르게 위축되자 가격 상승률도 꺾였다"고 분석했다.

다만 "지난해 매매 가격이 저점을 형성하는 부근에서 거래량이 확실히 늘어났다"며 "올해 상반기에는 매매 가격이 반등기에 접어들면서 거래량이 다시 왕성해졌다"고 덧붙였다.

고가 아파트 살 수 있는 실수요자 제한적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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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아파트 매물 증가 추세와 집값 양극화를 고려했을 때, 거래량 증가가 가격 상승을 이끌 것이라 단언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매물은 안 늘고 거래량만 늘고 있다면 집값 상승을 기대할 수 있지만, 지금은 매물도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중"이라고 지적했다. 집을 내놓는 사람들이 많아 가격이 오르기 쉽지 않은 시점이라는 뜻이다.


그는 "서울 안에서도 강남 3구나 마포구나 성동구처럼 호가로 거래될 만큼 가격이 뛴 지역도 있고, 노도강(노원·도봉·강남)처럼 저가 매물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는 지역도 있다"며 "이런 이유로 인해 과거처럼 거래량이 늘어난다고 아파트 가격이 후행해서 상승할 것이라 예상하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서울 아파트 매매 수요가 언제까지 뒷받침될지도 불확실하다고 했다. 국토교통부 고위 관계자는 "앞으로 공급이 부족해지고 대출 한도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로 인해 집을 사려는 시점을 미리 앞당긴 매매 수요가 일시적으로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20억~30억원씩 하는 집값을 감당할 수 있는 수요는 제한적이어서, 향후 서울 아파트 거래량도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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