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임원 통계 없는 지방금융 ESG보고서…관리직 비율은 ↑[K인구전략]

국내 4대 금융그룹 비해 수치·통계 지표 모두 아쉬워
통계 지표 가장 유사한 BNK
비율별 세세한 목표 제시한 DGB
여성 비중 모두 증가세 보인 JB

지방은행을 계열사로 둔 지방금융그룹들이 여성 임직원 관련 통계에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임원 수를 따로 통계 내지 않는다거나 비율 목표를 제시하지 않는 게 대표적이다.


11일 BNK·DGB·JB금융그룹의 ‘2023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보면, 3사 중 BNK가 국내 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과 여성 관련 통계 내역이 유사하다. BNK의 여성임원 비율은 지난해 2%다. 각각 3%였던 2021년과 2022년에 비해 1%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지난해 4대 금융그룹 평균 여성 경영진 비율(7.6%)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치다.

DGB와 JB는 여성 임원 수를 제외하고 다양성 통계를 집계한다. 국내 4대 금융그룹이 여성 임원 및 경영진(본부장 포함) 비율을 따로 집계하는 것과 대비된다. DGB금융 관계자는 “여성 임원만을 따로 통계를 모으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DGB의 경우 직급상 부부장인 3급 이상의 관리직 중 여성 비율 통계에서 임원을 포함한 수치를 제시하지만, JB는 전체 인원 중 여성 비율과 고위관리직(차장~부장) 중 여성 비율에서 임원이나 업무집행책임자를 빼고 통계 내고 있다.


임원을 제외한 전체 관리직에서의 여성 비율은 BNK가 지방금융그룹 3사 중 가장 낮았다. 지난해 BNK의 전체 관리직 여성 비율은 24.8%다. 여기서 관리직은 과장부터 차장·부점장·부장 등을 포함한 직급이다. 2021년 31.1%였던 해당 수치는 2022년 33.2%까지 증가했다가 지난해 8.4%포인트나 떨어졌다. 관리직 숫자가 전체적으로 늘어났지만, 여성보다 남성의 비율이 훨씬 더 높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부점장·부장급 여성 관리직의 수는 2021년 107명, 2022년 123명, 지난해 144명으로 계속 늘었다. 과·차장급 여성 관리직도 2021년 616명, 2022년 643명, 지난해 692명으로 증가세에 있다.


과학·기술·엔지니어링·수학(STEM) 관련 여성 인재 수는 지난해 98명이다. 이는 2021년 81명, 2022년 101명보다 줄어든 수치다. BNK는 여성인재 육성 목표나 직원 비율 목표, 여성 인재 육성 프로그램 등을 해당 보고서에 담지 않았다.

여성 임원 통계 없는 지방금융 ESG보고서…관리직 비율은 ↑[K인구전략] 원본보기 아이콘

DGB는 인사(HR), 정보기술(IT), 총무부 등 관리 및 지원 부서를 제외한 수익창출 부서 여성 관리자 비율과 STEM 직책 여성 비율을 2022년까지 집계하지 않았다. 지난해 해당 비율들은 각각 33.8%와 23%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창출 부서 여성 관리자 비율의 경우 3사 중 가장 낮은 수치다. 나머지 수치는 대체로 증가세에 있다. 우선 여성 관리직 비율은 2020년 42.5%였으며 2021년과 2022년 각각 43.1%를 기록했다가 지난해 44.4%로 1.3%포인트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상위(부부장 이상) 관리직 여성 비율은 2020년 24%를 시작으로 2021년 25.8%, 2022년 27.9%, 지난해 29.8%로 30%에 근접했다. 하위(과·차장) 관리직의 경우 지난해 41.3%를 기록했다. 2020년 37.4%, 2021년 37.1%로 소폭 감소했으나 2022년 43.1%로 4년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DGB는 여성 직원 비율부터 STEM 부서 관리직 여성 비율까지 자신들이 제시하는 수치에 대한 2025년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다만 전체 여성 관리직과 상위·하위 관리직 비율 목표(29%·17%·44%)를 제외하고, 전체 직원·매출부서·STEM에서는 오히려 지난해보다 낮은 수치를 목표로 제시했거나 목표치가 현재 수치가 낮았다.


DGB는 3사 중 유일하게 여성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보고서에서 제시하고 있다. DGB금융그룹은 2019년 유엔글로벌콤팩트(UNGC)의 여성역량강화 원칙(WEPs)에 서명했으며 2020년부터 UNGC의 TGE(Target Gender Equality)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UNGC에 가입한 기업에 대한 여성의 사회적 참여와 리더십 기회를 보장하며 UNGC 회원사의 여성임원 비율 향상을 목표로 한다. DGB는 이를 통해 성평등 현황을 파악해 불평등 요소를 개선하고 있다고 했다.


JB금융그룹은 2030년까지 여성 직원 비율을 50%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이 수치 목표는 매년 달라지고 있다. 2021년 보고서에선 ‘2025년까지 55%’를 제시했으며 2022년에는 ‘2025년까지 50%’로 보고서에 적혀있다. 즉, 매년 목표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3사 중 유일하게 여성 관련 통계 모두 상승세에 있다. 전체 직원 중 여성의 비율은 가장 높다. 2021년 44.2%를 시작으로 2022년 45.6%, 지난해 46.8%를 기록했다. 여성의 전체 관리직 비중도 마찬가지다. 2021년 27.8%, 2022년 30.5%였으며 지난해 33.6%로 3사 중 가장 큰 수치다. 과장 비율의 경우 지난해 42.6%를 기록해 2021년(30.8%)에 비해 11.8%포인트 증가했다. 차·부장 비율도 2021년 27%에서 2022년 29%, 지난해 30.1%로 꾸준히 늘고 있다. 매출 발생 부서 내 여성 관리직 비율은 2021년 36.7%, 2022년 39.5%, 지난해 42.6%를 기록했다. STEM 부서 내 여성 직원 수는 지난해 111명으로 2021년과 2022년(82명·92명)보다 늘었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