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부고, 11번째 자사고 포기…"학력인구 감소 예상"

이대부고 측 "학교발전계획의 일환"
자사고 존치 방침에도 11개교 전환 추진
일반고 전환 시 25억원 지원 가능
신입생 감소로 인한 재정난 해소 등 원인

자율형 사립고인 이대부고(이화여자대학교사범대학부속이화금란고등학교)가 자율형사립고 지정 취소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학령인구 감소 추세에 따라 신입생이 줄어들면서 재정 감소 등의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이같은 조치를 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교육청은 8일 이대부고가 지난 5월 30일 자사고 지정 취소 신청서를 제출해 지정 취소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대부고는 내년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을 앞두고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안정적으로 학교를 운영하기 위해 자사고 지정 취소를 신청했다.

하지만 실제 이대부고 측은 학령인구 감소 추세를 반영해 일반고 전환을 추진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4월 이대부고 학교운영위원회 회의록을 살펴보면 이윤규 이대부고 교장은 "2010년 자사고로 지정돼 15년간 운영했지만, 학교발전계획의 일환으로 일반고 전환 절차를 진행하게 됐다"며 "지금보다 학령인구의 감소가 예상돼 선제적으로 통합운영학교로 신청해 운영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대부고의 일반고 전환이 최종 확정될 경우 서울시교육청 관내 자사고 중 11번째 자발적인 전환 사례다. 지난 2012년 동양고를 시작으로 용문고(2013년), 미림여고, 우신고(2016년) 등 10개 학교가 일반고 전환을 완료했다.


이대부고(이화여자대학교사범대학부속이화금란고등학교)  /문호남 기자 munonam@

이대부고(이화여자대학교사범대학부속이화금란고등학교) /문호남 기자 munonam@

원본보기 아이콘

앞서 문재인 정부 때인 2020년 교육부는 자사고, 외고, 국제고를 2025년 3월부터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는 내용으로 시행령을 개정했지만, 올 초 윤석열 정부는 일반고로 전환하지 않고 기존의 지위를 유지하도록 다시 개정했다.

내년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으로 내신 기준이 완화되면서 자사고와 특목고가 유리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지만, 일부 자사고의 경우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신입생 지원이 줄어들면서 재정난 해소를 위해 일반고 전환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이대부고를 제외하고 전국 자사고는 16곳이 운영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대부고의 일반고 전환을 위해 '일반고 전환 협의체'를 운영하고, 전환기 복합교육과정을 통해 교육 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자사고가 일반고로 전환하면 2년간 교육부로부터 15억원,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10억원으로 총 25억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이를 기존 재학생의 등록금 감면 및 교직원 인건비, 교육과정 운영비 등에 활용하게 된다.


이대부고가 준비 계획을 밝힌 서울형통합학교(이음학교)는 학령인구 감소와 소규모학교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서울시교육청이 추진한 정책으로, 초·중·고교 건물을 통합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 역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따라 5년간 지원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시설을 폐쇄하지 않는 경우 5년간 총 10억원가량을 지원받는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