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파 모바일' 대박에 긴장하는 넥슨

뒤늦은 중국 흥행...개발 성과 보상 분쟁 가능성

'던파 모바일' 대박에 긴장하는 넥슨 원본보기 아이콘

넥슨이 자회사가 개발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역대급’ 흥행에도 고민이 깊은 모습이다. 최근 이 게임을 만든 개발 자회사 네오플이 임금 인상과 성과급 문제로 홍역을 치렀는데, 이 게임이 주목받으면서 그룹사 전체가 성과 보상 문제로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덩달아 커졌기 때문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신작 개발 시 2년간 영업이익의 일정부분을 개발진에 분배하는 보상 체계를 갖추고 있다. ‘던전앤파이터’ 게임은 2005년 처음 출시돼 현재로선 오래된 IP(지식재산)이지만 네오플이 개발한 모바일 버전은 지난 2022년 새로 개발돼 ‘신작’으로 분류된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중국에서 흥행 가도를 달리는 중이다. 애플리케이션(앱) 마켓 시장조사 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이 모바일 게임은 지난 5월 출시 이후 한 달 간 중국 시장에서 약 2억7000만달러(약 37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한국에서 2년 3개월 동안 올린 누적 매출을 넘어선 수치다. 이 게임 하나로 연내 조(兆)단위 매출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만약 2022년 중국에서 먼저 출시됐거나 한국과 중국 동시에 출시됐더라면 네오플 개발진은 더 큰 보상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업계에선 2년이란 출시 시차로 인해 출시 초기에 상응하는 보상을 기대하기 힘들어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올해 네오플은 임금 인상과 성과급 문제로 노사 분쟁을 겪었다. 지난 5년간 전체 그룹 영업이익 5조4099억원 중 70%인 3조8134억원을 네오플이 담당하고 있는데도 이에 따른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파업 등 쟁의 직전까지 갔지만 사측이 노조의 요구 내용을 일부 수용하면서 겨우 합의에 이를 수 있었다. 합의 내용엔 일정 정도의 임금 인상을 비롯해 750만원의 보너스 지급, 4분기 중 전사 해외 워크숍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다.

던파 모바일의 중국에서의 성공이 ‘역대급’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는 만큼, 내년에도 네오플 개발진이 이에 상응하는 보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네오플 노조는 이번 합의 과정에서도 던파 모바일이 중국 내 매출순위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점을 강조해 네오플의 기여도를 적극 어필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넥슨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이번 흥행으로 그룹 전체 실적 상승이 예상되는 만큼 그룹 직원들도 보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던파 모바일의 성공에 네오플의 역할이 크긴 하지만 매출과 영업이익이 연결실적으로 잡히는 만큼 본사와 다른 법인들도 성과 보상을 기대할 가능성이 크다"라며 "특히 넥슨은 산하 개발 법인 모두 평균 임금 인상률 6.3%에 합의하는 등 법인간 균형을 맞추는 데 초점을 맞춰왔기 때문에 고민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넥슨 관계자는 "개발진들의 노고와 성과에 부합하는 보상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