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국제결혼 사기 피해가 나날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결혼한 지 6일 만에 베트남 아내가 도망갔다는 사연이 공개돼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남성은 아내의 얼굴 사진과 실명 등을 언급하며 '사적 제재'를 감행했는데, 이같은 행동을 두고 누리꾼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일 한 유튜브 채널에는 '입국 6일 만에 도망친 베트남 아내, 불법 체류 중인 여자를 공개 수배합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채널 운영자 A씨는 "베트남 국적인 아내 B씨와 결혼했다. 이후 B씨는 결혼 후 6일 만에 가출했고, 지금까지 '연락 두절' 상태다"라고 운을 뗐다.
A씨는 자신 아내의 사진과 실명 등을 공개했다. A씨는 "B씨의 비자는 지난 1월 26일 만료돼 현재 불법체류 신분이다"라며 "목격자가 전해준 바로는, 아내가 유흥업소에서 도우미로 일하고 있다고 한다. 현장을 찾아갔지만, 아내를 만날 수 없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법치를 근간으로 하는 우리나라는 '사적 제재'를 금지하고 있다. 사적 제재를 하게 될 경우 공권력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 되며, 자칫 부정확한 정보 등으로 2차 피해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에서 네일샵 사장과 지목되어 피해를 본 무고한 이들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번 사적 제재도 많은 사람의 입길에 올랐다. 대부분의 누리꾼은 "아무리 화가 났어도 실명 언급은 좀", "얼굴이 다 보이네", "정확한 사실관계 없이 신상을 공개해버리면 어떡하냐", "아내와 대화하신 뒤 공개하셔도 늦지 않다", "영상만 보고서는 못 믿겠다. 전혀 관계없는 여자면 어쩌려고"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몇몇 누리꾼들은 "결혼 6일 만에 도망갔는데, 나 같아도 화가 날 것", "한국에서 취업하려고 A씨를 징검다리로 쓴 거네", "괘씸해서 나라도 공개할 것", "공개해주셔서 감사하다"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한국가정법률상담소가 발표한 '2023년 다문화가정 상담 통계'를 보면, 상담받은 한국인 남편과 외국인 아내 사이 이혼 사유는 ▲아내의 가출(53.5%) ▲기타(42.9%) ▲아내의 외도(2.5%) ▲아내의 폭력(1.1%) 순이었다. 외국인 아내 출신국은 ▲중국(429명) ▲베트남(294명) ▲러시아(56명) ▲일본(42명) 순이었다.
국제결혼과 관련된 사기 및 불법체류 사건도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2022년 기준 전국의 국제결혼 건수는 1만 6666건에 달하지만, 결혼 의사도 없으면서 돈만 받아 챙기는 이른바 '국제결혼 먹튀'로 인한 피해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기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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