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2일(현지시간) 일제히 상승했다. S&P500지수는 사상 첫 5500선을 돌파했다.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률 둔화)' 경로에 진입했다는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발언과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급등이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62.33포인트(0.41%) 상승한 3만9331.85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33.92포인트(0.62%) 오른 5509.01로 거래를 마쳐 처음으로 5500선을 넘어섰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49.46포인트(0.84%) 상승한 1만8028.76에 마감해 역대 최고치를 또다시 갈아치웠다.
종목별로는 전날 6.05% 급등한 테슬라가 이날도 10.2% 치솟았다. 이날 테슬라는 올해 2분기 차량 인도량이 44만3956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1년 전보다 4.8% 줄어든 수치지만 전문가 전망치(43만9000대)를 상회하면서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파라마운트 글로벌은 억만장자 배리 딜러가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5.72% 올랐다. 엔비디아는 1.31% 내렸다. 제약회사 일라이 릴리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유럽 제약사에 가격 인하를 촉구한 이후 0.84%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 진전을 시사한 파월 의장의 발언에 반응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연례 포럼 패널 토론에 참석해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목표치로 낮추는 데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며 "우리가 디스인플레이션 경로로 돌아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다만 "완화적 정책에 착수하기에 앞서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로 지속 가능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더 큰 확신을 원한다"고 언급해 그동안 고수해 온 금리 인하 신중론을 거듭 강조했다. 전 세계 금융시장이 관심을 갖는 오는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에는 "날짜를 정하지 않겠다"며 언급을 피했다.
월가 투자자문사 에버코어ISI의 크리슈나 구하 부회장은 파월 의장의 발언에 대해 "금리 인하에 대한 명확한 신호는 없었지만 오는 9월 인하를 그럴듯하게 뒷받침할 만한 평가였다"고 분석했다.
국채 금리는 하락했다. 글로벌 채권금리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4bp(1bp=0.01%포인트) 하락한 4.43%,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3bp 내린 4.73%에 거래되고 있다. 국채 금리는 전날만 해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 상승 전망과 이로 인한 인플레이션 반등 우려로 급등하는 등 '트럼프 탠트럼(tantrum·발작)' 증세를 보였다.
시장은 금리 인하가 연내 1~2회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Fed가 오는 9월 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이상 내릴 가능성을 69% 반영 중이다. 전날 65.6%에서 소폭 올랐다. 11월 0.25%포인트 이상 내릴 가능성은 전날 78%에서 이날 79.1%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날 공개된 고용지표는 예상보다 강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 노동부가 공개한 지난 5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5월 구인 건수는 814만건을 기록했다. 시장 전망치(796만건)를 상회하는 것은 물론, 전월(791만9000건) 수치보다 22만1000건 늘었다.
다만 보다 정확한 미국 고용시장 현황은 오는 5일 미 노동부가 내놓을 6월 고용 보고서에서 드러난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비농업 신규고용이 18만9000건 증가해 전월(27만2000건) 대비 크게 둔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실업률은 4%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이어갈 전망이다.
다음날도 고용지표가 발표될 예정이다. 6월 ADP 비농업 신규고용과 지난주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공개된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도 3일 공개될 예정이다. Fed가 연내 금리 인하 횟수 전망을 기존 3회에서 1회로 줄인 가운데 당국자들이 FOMC에서 어떤 의견을 주고받았는지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0.57달러(0.7%) 하락한 배럴당 82.81달러, 글로벌 원유 가격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0.36달러(0.4%) 내린 86.24달러에 마감했다.
한편 3일 뉴욕증시는 4일 미국 독립기념일을 앞두고 오후 1시에 조기 폐장한다. 4일에는 휴장한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