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살리자"더니…세계 석탄 소비량 역대 최대

2023년 세계석탄소비량 1.2억톤 늘어
탄소감축 노력 외치더니 또 역대 최대
"中 새 석탄광산 개발해, 소비량 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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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전 세계의 친환경 에너지 전환 시도가 거꾸로 가고 있다. 중국과 인도의 전력수요 증가로 글로벌 석탄 소비량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당분간 석탄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탄소중립 속도가 늦춰질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2일 파울로 아뇰루치 세계은행 수석에너지 이코노미스트가 최근 발표한 석탄시장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석탄소비량은 2022년 대비 1억2000만t(1.4%) 증가한 85억3600만t으로 역대 최대다. 증가세 자체는 2021년 6억1400만t, 2022년 3억2300만t에서 낮아지고 있지만, 석탄소비총량은 계속해서 느는 추세다.

증가세는 중국과 인도가 주도했다. 중국의 지난해 석탄소비는 47억400만t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았다. 전년보다 2억2000만t 늘었는데, 1억9800만t이 많아진 2022년보다 증가추세가 더 가팔라졌다. 인도의 석탄소비량 역시 9800만t 증가한 12억6000만t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미국(-9500만t), 유럽연합(EU·-10억7000만t)에서 석탄 소비를 대폭 줄였음에도 총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세계 석탄 무역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세계 석탄수입량은 14억6800만t으로 1억1100만t 늘었다. 중국이 석탄 수입량을 1억5000만t가량 늘리면서 증가세를 주도했는데, 보고서는 중국의 석탄 소비를 생산이 뒷받침하지 못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석탄 생산량은 여전히 견고하다. 지난해 석탄생산량은 87억4100만t으로 전년보다 1억5900만t 증가했다. 미국과 유럽연합은 각각 5000만t, 7000만t 감소했지만 인도와 중국이 각각 1억t, 5000만t 증가하며 전체적으로 늘었다. 다만 주요 석탄생산국인 호주의 경우 만성적인 노동력 부족과 중국으로부터 당한 석탄 수입금지 조치로 인해 생산량이 4억4300만t에서 4억3900만t으로 소폭 감소했다.

앞으로도 세계 석탄사용량을 가파르게 낮추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당분간 중국의 석탄사용량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아뇰루치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에서 새로운 석탄 광산이 개발 중”이라면서 “지난해에 약 110기가와트의 석탄발전소가 승인돼 중국 내 석탄소비가 계속 증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올 여름철에 재생에너지 발전이 급증하거나 전기 수요가 급감하지 않는 한 올해도 중국의 전력부문에서 석탄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리기후협정의 목표인 ‘지구평균온도 상승 폭 1.5도 제한’은 달성이 불투명해졌다. 협정은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게 돼 있는데, 핵심 수단이 석탄발전의 제한과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이다. 이를 위해 선진국들은 먼저 2030년까지 모든 석탄발전을 퇴출해야 하지만 중국에서는 신규 석탄발전소가 계속 승인되고 있다.


중국을 향한 국제 환경단체의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가오 위허 그린피스 동아시아 베이징 프로젝트 책임자는 “전력 부문에서 중국이 석탄 사용을 줄일 수 있는지가 세계 석탄 소비가 감소세로 전환할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서 “중국은 EU 국가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가능한 한 빨리 석탄 소비를 줄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세종=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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