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도 안 끼워줘, 어리니까…‘육갈매기’ 족구대회 아시나요?

부산족구협회, 올해 6갈매기 시리즈 팡파르

60대 부산 족구 잔치…올해 5년차 첫 경기

나이가 ‘벼슬’인 체육대회가 있다. 아무리 실력있고 출전 의지가 커도 선수의 나이가 차지 않으면 안 끼워주는 보기드문 스포츠 행사다. 지난달 30일 부산 북구 화명생태공원 인조잔디 족구장에서 펼쳐진 족구대회 이야기다.


부산시 족구협회와 ‘육(6)갈매기회’가 함께 마련한 이 족구대회는 젊은 나이를 박대하는 깐깐한 행사로 소문났다. 60세 이상이어야만 출전자격이 주어진다. 60세를 1년여 정도 앞둔 예비 60대 선수들은 이른바 맛보기로 받아줄 뿐이다. 나이도 어린(?) 것이 부정선수로 출전했다 걸리면 아웃이다. 비록 우승해도 상대 팀이나 제보 등에 의해 탄로나면 몰수패가 선언된다.

김두환 부산육갈매기 회장(오른쪽)이 지난 6월 30일 열린 육갈매기 족구대회 개회식에서 이종철 선수대표로부터 선서문을 전달받고 있다.

김두환 부산육갈매기 회장(오른쪽)이 지난 6월 30일 열린 육갈매기 족구대회 개회식에서 이종철 선수대표로부터 선서문을 전달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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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갈매기’는 부산을 상징하는 족구대회로 동호인 사이에서 크게 인기끌고 있다. ‘육’은 60대 이상 나이를 뜻하고 갈매기는 부산을 상징하는 새이다. 시니어 족구 동호인을 이름하는 부산에서만 통하는 말이다.

60대 이상 부산 사나이들이 모여 족구시합 한판 붙자고 2020년 처음 시작된 족구대회다. 물론 여성은 예외적으로 체전부 ‘족구선수’만 아니면 참가할 수 있다. 또 다른 지역 족구 동호인도 초청받으면 엔트리에 낀다.


올해 5년 차 대회가 펼쳐지고 있고 한해에 3~4차례 경기가 열린다. 이번 대회에 부산과 김해, 울산 등 18개 족구클럽 24개팀 150여명의 선수와 감독, 부산시족구협회 관계자가 참여해 최근 새로 조성된 부산 북구 화명생태공원 인조잔디 족구장 4개 면에서 진행했다.


대회를 이끈 김두환 6갈매기 회장은 “60세 넘어 근력과 운동능력이 떨어져 아프고 고생할 나이에 운동하면서 건강을 챙기고자 행사를 마련했다”며 “단합과 행복을 느끼며 병원가는 시간을 줄이는 선물같은 운동이 족구”라고 웃었다.

지난 6월 30일 부산 북구 화명생태공원 인조잔디 족구장에서 열린 육갈매기 족구대회 모습.

지난 6월 30일 부산 북구 화명생태공원 인조잔디 족구장에서 열린 육갈매기 족구대회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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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30일 부산 북구 화명생태공원 인조잔디 족구장에서 열린 육갈매기 족구대회 모습.

지난 6월 30일 부산 북구 화명생태공원 인조잔디 족구장에서 열린 육갈매기 족구대회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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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철 부산시족구협회장은 “나이드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그래도 이런 실버부를 반기는 대회도 있으니 생활스포츠로 족구를 즐기며 건강한 삶을 누려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올해 6갈매기 첫 대회에선 울산 출전팀들이 쏠쏠한 재미를 봤다. 골든부에 출전한 8개팀 중 ‘울산남구’가 우승컵을 들어올렸고, 부산 서구의 ‘BK’가 준우승을 차지했다. 사상구의 ‘백양’은 공동 3위 타이틀을 가져갔다.


실버1부에선 8팀 가운데 ‘울산남구2’가 우승, ‘상신’이 준우승, ‘무지개’가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실버2부 8개팀 중에선 부산 북구의 ‘무지개2’가 우승, 해운대구의 ‘산수정’이 준우승, ‘상신2’가 공동 3위를 거머쥐었다.


올해 중 또 3개 6갈매기 대회가 남아있다. 낙동강변 화명생태공원은 소싯적 건강미를 뽐내던 베테랑 족구인의 열정을 또다시 소환할 예정이다.

지난 6월 30일 부산 북구 화명생태공원 인조잔디 족구장에서 열린 육갈매기 족구대회 개회식.

지난 6월 30일 부산 북구 화명생태공원 인조잔디 족구장에서 열린 육갈매기 족구대회 개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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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kimpro77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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