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맞붙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열린 첫 TV토론회에서 이민·국경 정책을 둘러싸고서도 설전을 벌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의 이민 정책으로 인해 미국 내 범죄가 급증했다면서 "우리에게는 더 이상 국경이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이 과장과 거짓말이라고 일축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CNN 스튜디오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뉴욕, 캘리포니아, 그리고 미국 내 모든 주에서 그들(불법이민자)이 우리 국민을 죽이고 있다"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이민 정책에 책임을 돌렸다. 그는 이민자 범죄 증가로 인해 "미국인들이 "쥐 둥지(rat's nest)에서 살고 있다"면서 "우리에게는 더 이상 국경이 없다. 그들이 본적 없는 수준으로 우리 시민들을 죽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에 남부 국경이 가장 안전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국경 문을 열어서 범죄인과 테러리스트들이 기록적인 규모로 미국으로 들어왔다"면서 대규모 불법이민자 추방 정책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아울러 "바이든이 창출한 유일한 일자리는 불법 이민자 일자리와 (코로나19 이후) '반등 일자리'"라고 바이든 행정부가 주장해온 일자리 성과도 깎아내렸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과장하고 있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 그가 말한 것을 뒷받침하는 아무 데이터가 없다"고 반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불법 이민 문제에 대해 "이민자가 넘어올 때 국경 검문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 국경 폐쇄 행정조치 등을 언급하며 지금은 불법으로 국경을 넘는 사람들이 40%나 줄었다"면서 "그가 백악관을 떠났을 때보다 더 나아졌다"고 말했다. 오히려 트럼프 행정부 당시 아이들을 엄마에게서 분리하고 철창을 가뒀던 사례를 언급하며 "가족을 찢어놨다"고 비판했다.
한국시간으로 28일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이날 토론회는 총 90분에 걸쳐 사회자 질문에 각자 2분씩 답변하고 1분씩 반박하는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두 후보자는 사전 합의된 규칙에 따라 청중 없는 스튜디오에서 약 90분간 펜, 종이, 물 한병만 들고 토론대에 올랐다. 미리 작성한 메모나 준비자료 지참도 금지됐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면 토론은 2020년 10월23일 이후 약 4년 만이다. 현지에서는 이번 토론회가 초접전 양상인 이번 미 대선 구도에서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 있을 것이란 평가가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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