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야심 차게 내놓은 지하철 역사 혁신 프로젝트 1호인 '여의나루역 러너 스테이션'이 때아닌 논란에 휩싸였다. 한글 없이 영문 표기만 해두었기 때문이다.
지난 27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지하철역도 한국어를 안 쓰는 한국'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은 X(옛 트위터) 사용자 A씨가 5호선 여의나루 역 리모델링을 마치고 방문했는데, 한글은 찾아볼 수 없고 오직 영어로만 안내가 이루어져 있다는 불만 글을 갈무리한 것이다.
러너 스테이션은 기획 단계부터 러닝 전문가와 러닝 크루들의 의견을 반영, 공간과 시설을 구성해 편의성과 접근성을 극대화했다는 것이 특징이다. 여의나루역 내 2개 층(B1 층~ㅡM1층) 일부 공간을 활용해 조성됐으며, 러너들의 의견과 요청을 최대한 반영해 물품 보관함 총 58개와 탈의실 등을 설치해 시민들이 퇴근길 또는 특별한 준비 없이도 운동화만 있으면 편하고 쉽게 러닝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사업이다.
A씨는 "5호선 여의나루역. 다 영어로 되어 있다"며 "한국어는 찾아볼 수 없다. 어르신들은 어떻게 길을 찾으라고 이렇게 해 둔 거지"라고 비판했다. A씨가 올린 사진을 보면, 무인 짐 보관함은 'Locker(라커)'로, 달리기 시작점을 알리는 부분은 'Runner base camp(러너 베이스캠프)'로, 훌륭한 달리기 선수라는 슬로건은 'Best runner(베스트 러너)' 등으로 표시되어 있다. 이 외에도 역사 곳곳에 붙은 안내문은 영어로만 작성되어 있어 한글은 눈에 꼽을 정도다.
해당 사진을 접한 누리꾼들은 "여기가 한국 맞냐", "우리나라 공용어가 언제부터 영어가 된 거냐", "문화 사대주의 심각하다", "영어 모르면 지하철 이용도 못 하겠네", "조그맣게라도 한글 좀 표시해 두지", "어르신이나 어린애들은 어떻게 알라고 저러는 걸까"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서울시는 올해 ▲자양역(7호선) ▲뚝섬역(2호선) ▲신당역(6호선)에 이어 내년 ▲시청역(2호선) ▲문정역(8호선)에 펀스테이션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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