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화성 일차전지 업체 아리셀 공장 화재 사고로 중국인 17명이 숨지자 중국에서는 돈을 벌기 위해 한국으로 떠난 중국인들의 삶이 재조명되고 있다.
29일 중국 현지 언론들은 아리셀 공장 화재 사고 내용을 보도하면서 중국 내 곪고 있던 저임금 문제와 함께 많은 중국인들이 돈을 벌기 위해 한국에서 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내 저임금 문제에 대한 불만을 터트리며 돈 때문에 한국에서 일하고 싶다고 말하는 중국 젊은층의 글들도 기사 댓글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린펑 씨는 중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본인을 한국에서 일하는 중국인으로 소개하며 한국에서 일하는 중국인 기혼 중년 여성들을 많이 알고 있다고 했다. 린 씨는 작년 8월 한국에 왔다. 현재 식품회사에서 일한다. 보험료와 세금을 제외하면 한 달에 약 1만2600위안(약 239만 3700원)을 번다고 했다. 피곤한 것만 견딜 수 있다면 한국에서 만족할 만한 월급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린 씨는 "주중(월요일부터 금요일)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일하고, 초과 근무는 오후 7시부터 9시까지"라고 했다. 그러면서 "토요일에도 가끔 일하는데 바쁘지 않으면 오후 5시면 끝난다"며 "한국 물가는 비싸지만 검소하게 살면 많은 돈을 모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일하는 또 다른 중국인 샤오강 씨는 최저 임금 시간당 9860원을 받으면 일하지만 연장근무, 야간근무 수당을 포함하면 1만5700위안(약 300만원)정도는 벌고 있다고 인터뷰했다.
중국인 리동씨도 한국에 와서 일한 지 11년 됐다고 본인을 소개했다, 그는 "한국에서 일하는 중국인들은 가장 힘들고 위험한 노동을 한다"며 "대부분 한국인들이 꺼리는 직업들"이라고 했다. 리 씨는 한국에 와서 겪었던 부당하고 힘들었던 사건을 언급하며 "정규직 아닌 임시직은 사회 보장도 누리기 힘들다"고 토로하면서도 건설 현장에서 일하면 월 최대 2만~3만 위안(380만원~570만원)은 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언론 신화망은 한국에서 일하는 중국인들이 받고 있는 대우와 관련해 "한국에서 요리사로 일하면 식비와 숙박비를 제공받을 수 있다"며 "월급은 약 1만2000위안(약 228만원), 야근 수당은 시급의 1.5배" 정도라고 전했다.
중국 저임금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중국인들은 기사 댓글과 SNS를 통해 토론을 펼치고 있다. 한국은 물가가 높은 만큼 월급이 많은 건 당연하다는 글들도 있지만 중국 내 저임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불만들도 많이 나오고 있다. "한국에 가서 일하는 게 낫겠다" "중국은 언제 임금 문제가 해결될까"식의 불만도 많다. 한 누리꾼은 "중국은 임금 이야기를 하기 전에 기본 8시간 근무제, 주말 휴가, 초과근무 수당 등을 먼저 알아야 한다"고 중국 내 열악한 근무환경을 언급했다.
'2023년 주요 국가의 최저임금제도' 현황에 따르면 한국은 아시아에서 최저임금이 높은 편에 속한다. 중국은 한국의 절반 수준이다. 상하이의 올해 1월 기준 최저임금은 시급 26.9위안(5124원), 수도 베이징은 26.4위안(약 5028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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