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태블릿PC '아이패드 에어' 신형 모델이 2년여 만에 출시됐다. 휴대성이 좋은 11인치와 대형 화면으로 사용감을 높인 13인치 두 가지 모델로 나온 점이 특징이다. 13인치 모델을 직접 써보니 600g대의 무게가 약간 아쉽지만 '나만의 아이디어 노트'로 쓰기 제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전면 카메라의 위치다. 이전 모델은 스마트폰처럼 세로면에 카메라가 위치했었는데, 이번 모델은 노트북 카메라처럼 가로면에 배치됐다. 영상 통화, 화상회의 등을 할 때 용이해 보였다.
기존 아이패드 에어 모델의 무게는 460g대였던 데 반해 이번에 화면이 커지면서 무게도 617g로 늘어난 점이 아쉽다. M4칩이 탑재된 아이패드 프로 13인치(579g)보다 무겁다. 한손에 쥐고 장시간 이동하기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 두께는 6.1㎜다. 이번에 아이패드 역사상 가장 얇게 제작된 아이패드 프로(5.1㎜)와 두께를 비교해보니 1㎜ 차이임에도 육안으로 구분이 가능했다.
본격적으로 애플펜슬을 들고 업무에 활용해봤다. 프리폼, 굿노트와 같은 메모용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확실히 아이폰 상에서 손가락으로 썼을 땐 느끼지 못했던 시원시원함이 있었다. 사진이나 표, 이미지를 훨씬 간단하게 첨부할 수 있다. 개인 일정표를 짜거나, 강연 내용을 정리할 때, 팀 프로젝트를 위한 아이디어 회의를 할 때 안성맞춤이었다.
영상이나 이미지로 전문적인 작업을 하는 크리에이터에겐 필수템이 될 것 같다. 포토메이터 앱에 들어가 사진을 편집하고 해상도를 높이는 작업을 해봤다. 화질이 안 좋은 싸이월드 미니홈피 사진도 이 앱으로 복원이 가능할 것 같았다. 파이널컷프로 앱을 활용하면 동영상 녹화, 편집, 전송까지 손쉽게 할 수 있었다. 배경과 음악 삽입도 가능해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영상을 올릴 때 적절하다. 아이폰과 연결하면 다양한 앵글에서 실시간 영상 촬영이 가능하다. TV 방송 촬영할 때 1번 카메라, 2번 카메라 칭하듯 나만의 방송국을 차릴 수도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음악 작업을 할 수 있는 로직프로 앱 역시 창작을 꿈꾸는 예술가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멀티태스킹과 AI 기술 구현에 적합한 M2칩을 탑재한 만큼 여러 개의 창을 띄워놔도 막힘 없이 술술 작동했다. 아이패드 하나로 TV, 에어컨 등 집안의 각종 가전제품을 제어하는 홈킷도 삶의 질을 높이는 기능이다.
알면 알수록 빠져드는 아이패드 에어 13인치의 구입이 망설여지는 이유를 굳이 꼽자면 '가격'이다. 과거 아이패드 에어는 70만원대부터 시작했는데 올해는 고환율로 120만원부터 시작한다. 특히 이번 아이패드는 애플펜슬 2세대와는 호환되지 않는다. 새로 나온 애플펜슬 프로와 짝꿍이다. 애플펜슬 프로는 손글씨를 쓰는 듯한 정교한 기능에 입이 떡 벌어질 정도다. 하지만 아이패드와 함께 애플펜슬 프로(19만5000원), 40만원대의 정품 매직키보드와 각종 유료 앱에 가입해야 한다면 지금 같은 고물가 불경기에는 '월급 도둑'이 따로 없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