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영국 총선에서 리시 수낵 총리가 이끄는 집권 보수당이 사실상 전멸 수준으로 참패할 것이란 여론조사 결과가 또 나왔다. 전체 하원의석 650석 중 무려 516석을 야당인 노동당이 차지할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수낵 총리는 현직 총리 최초로 노동당에 밀려 낙선할 것으로 예상됐다.
19일(현지시간) 여론조사기관 사반타와 텔레그래프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집권 보수당은 이번 총선에서 53석을 확보하는 데 그칠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2019년 총선 당시 365석에서 300석 이상 줄어든 수준이다.
반면 노동당은 2019년 총선 당시 202석에서 이번에 516석까지 의석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됐다. 과거 노동당이 18년 만에 보수당을 꺾고 정권을 되찾았던 1997년과 토니 블레어 총리가 다시 승리했던 2001년 총선 당시를 훨씬 웃도는, 압승 그 자체다. 이와 함께 자유민주당(Lib dems)의 의석 또한 기존 11석에서 50석으로 확대돼, 주요 야당으로서 보수당에 맞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같은날 공개된 유고브의 의석수 예측 조사에서도 노동당은 425석을 얻어 의회 과반을 여유롭게 확보할 것으로 추산됐다. 반면 보수당의 의석은 108석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2019년 총선 당시 365석은 물론, 2주 전 공개된 조사 대비로도 32석 더 줄었다. 유고브는 "이러한 예측대로 실현된다면 보수당은 선거에 출마한 약 200년 역사상 가장 적은 의석을 얻게되는 셈"이라고 평가했다. 정치컨설턴트 모어인커먼의 조사에서도 노동당은 406석을 얻고, 보수당은 155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이러한 여론 조사들은 오는 7월4일 영국 총선에서 노동당이 압승할 것이란 전망에 한층 힘을 싣고 있다. 보수당에 대한 낮은 지지율은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팬데믹,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인플레이션, 불법이민 급증 등을 둘러싼 영국 유권자들의 불만이 그만큼 높아졌음을 드러낸다.
특히 수낵 총리, 제레미 헌트 재무부 장관을 비롯한 내각 대부분이 이번 총선에서 낙선할 것으로 분석됐다. 텔레그래프는 "수낵 총리는 총선에서 의석을 잃은 최초의 현직 총리가 될 것"이라며 "(수낵 총리의)리치먼드 의석은 노동당에 돌아갈 수 있다"고 전했다.
보수당 소속인 헌트 장관·알렉스 초크 법무부 장관·미셸 도넬란 과학혁신기술부 장관·길리안 키건 교육부 장관 등은 자유민주당에, 그랜드 샵스 국방부 장관, 마크 하퍼 교통부 장관·데이비드 TC 데비스 웨일즈 장관·스티브 베이커 북아일랜드 장관 등은 노동당에 의석을 빼앗길 것으로 전망됐다.
인디펜던트는 '파티게이트'로 물러난 보리스 존슨 전 총리 역시 낙선이 예상된다면서 "과거 보수당의 유령(존슨)은 이제 수낵 총리를 도울 수 없다"고 보도했다. 앞서 존슨 전 총리는 수낵 총리를 돕기 위해 보수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내용의 서한 수만통을 보냈었다.
유고브는 "이번 총선에서 노동당이 기록적으로 런던 내 의석을 차지하면서 보수당은 수도에서 완전히 밀려날 위험에 처해 있다"면서 "노동당이 75석 중 63석을 차지하며 런던 의석의 84%가 붉은색(노동당)으로 변할 것이다. 이는 유례없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모어인커먼의 루크 트릴 전무이사 역시 "보수당이 깊은 구멍에 빠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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