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기차 업체들 부글부글…"EU, 조사 가장해 기술 캐내려 시도"

"배터리 정보는 기업 기술 보안 위협"
"기업들, EU 요구에 21GB 정보 내줘"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가 반(反)보조금 조사 과정에서 과도한 정보를 요구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조사를 가장해 주요 배터리 기술 정보뿐 아니라 고객의 개인정보까지 캐내려 했다는 것이다.


19일 중국 펑파이신문에 따르면 중국과 유럽의 신에너지 자동차 업체들은 전날 중국 상무부에서 비공개회의를 가졌다. 회의에는 중국 자동차 기업 4개, 유럽 자동차 기업 6곳 관계자와 업계 협회, 연구기관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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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EU의 중국산 전기차 추가 관세 부과 조치에 반대하는 한편, 일부 중국 기업은 유럽을 상대로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유럽산 대형 휘발유 차에 대한 잠정 관세를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EU가 권한을 남용해 조사 범위를 임의로 확대했다는 성토가 이어졌다. 보도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중국 기업들에 배터리 제조 방법과 원자재 구성, 화학 성분 등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요구했다. 또한 각 업체의 지난 5년간의 생산량, 고정자산 목록과 부품과 원자재 투입 내역, 모델의 판매 조건과 가격 전략, 회사 고객 이름과 연락처 정도 등도 조사했다. 업체들의 신용한도, 대출, 채권, 은행 어음 정보와 주주총회, 이사회, 감사위원회, 합작 투자 계약의 의사록 등도 요구 사항에 포함됐다.


펑파이 신문은 "배터리 정보는 전기차 산업의 핵심"이라면서 "이에 대한 정보 유출은 기업의 기술 보안에도 심각한 위협이 되며, 중국 내 산업 보안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회의에서 한 중국 측 인사는 유럽 측 인사에게 "중국 정부로부터 이러한 정보를 제공하라는 요청을 받는다면, 과연 어떻게 하겠느냐"라면서 "EU 집행위원회는 이러한 강요를 해서는 안 되며, 이 문제를 다시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펑파이 신문은 "EU 집행위원회의 전기차 관련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므로, 참고할만한 선례가 없는 상황"이라며 "과거 기업에 요구하던 정보와 비교해 그 범위가 현저히 넓어졌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조사 과정에서 표본 기업 3곳과 계열사 등 총 204개 기업에 설문지 작성을 요구했고, 해당 기업은 무려 21기가바이트(GB)에 달하는 정보를 제출했다"면서 "이후에도 추가 조사가 이뤄졌고, 일부는 현장에서 즉시 보완을 요청했다"고 비판했다.


앞서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12일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반보조금 조사 잠정 결론을 토대로 17.4∼38.1%포인트의 잠정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려는 계획을 중국 당국과 대상 업체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EU는 이미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1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당시 발표된 상계관세율은 기존 관세에 다음 달부터 추가로 적용된다. 올해 하반기 EU 27개 회원국이 승인하면 향후 5년간 시행이 확정된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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