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윤석열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대통령실이 신설될 저출생수석비서관 후보군을 4명으로 압축하고 인사 검증 절차에 돌입했다. 당초 '40대 워킹맘'을 중심으로 수석 인선에 나섰으나 적임자를 찾는 데 난항을 겪으면서 후보군을 50대·남성으로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초저출산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당초 지난달 말 대통령실에 저출생수석비서관을 신설하고 인선을 완료키로 했으나, 적임자를 찾지 못해 이달 중순까지 인선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이 저출생수석 인선을 위한 작업에 본격 착수한 가운데, 저출생수석실 산하에는 3개의 비서관실이 생길 예정이다. 산하 비서관실 명칭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우선 저출생수석실의 최우선 과제가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인 만큼 부처 신설을 위한 제반 작업을 담당할 비서관실이 생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달 9일 기자회견에서 저출생·고령화를 대비하는 부처인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을 발표한 바 있다. 또 저출생수석실은 일·가정 양립을 위한 비서관실과 저출생 환경 및 문화 개선 업무를 맡는 비서관실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저출생 수석비서관 인선이 지연되는 데는 윤 정부 들어 새롭게 신설되는 자리인데다, 우리나라의 초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만큼 구체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관련 업무를 담당했지만 조직적 한계로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데 한계가 분명했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적임자를 찾는 작업이 우선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저출생 문제를 총괄한 저출생수석실 신설을 지시하면서 모친인 최성자 전 이화여대 교수를 언급했다. 윤 대통령의 모친은 윤 대통령 남매를 키우면서 육아 부담으로 결국 워킹맘 생활을 중단했고, 경단녀(경력 단절 여성)가 됐다. 윤 대통령은 안타까운 모친 사례를 참모진에게 직접 설명하며 "저출생의 어려움을 몸소 체감한 분을 모셔오라"고 당부했다. 이에 따라 '40대 워킹맘'이 인선의 최우선 조건으로 제시됐으나, 인선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관계자는 "우리나라 여성 고위직 인재풀에 한계가 있다 보니 관련 인선이 계속 지연되는 것 같다"면서 "구체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이 있는 자리이지만 저출산 문제만큼은 성과로 바로 이어지기 어려운 과제인 만큼 현안을 직시하고 해결책을 적극 제시할 수 있는 인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번 기회에 여성 고위직 인사풀을 재점검해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저출생 수석 인선 지연 이유에 대해 "다자녀 워킹맘을 우선순위에 두고 수석 후보군을 물색해왔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면서 "신설될 저출생 수석의 중차대한 역할을 고려할 때 신중한 인선을 위해 고심을 거듭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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