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석보다는 사업확장 기대감…관심 높아진 현대차 인도 IPO

현대차 인도서 해외사업장 첫 IPO
"주가 최대 30% 오를 것" 증권사 보고서

현대차 가 인도 법인을 대상으로 기업공개(IPO) 절차에 들어가면서 현지 사업 확장 기대감이 한층 커졌다. 현대차그룹 차원에서 최대 해외 생산기지이자 수익성이 좋은 알짜 사업장으로 꼽히는 상황에서 투자 여력을 보다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봤다.


17일 현대차는 인도법인 IPO 관련 보도에 대해 "인도증권거래위원회에 예비서류인 DRHP를 제출했다"며 "최종 상장 여부는 시장상황 또는 사전수요 예측 결과 등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현재 비상장사인 인도법인(HMI) 지분 전량을 보유하고 있다. 외신 등에 따르면 지분 가운데 일부를 시장에 내놓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IPO로 30억달러(약 4조원)가량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현대차 인도 첸나이공장 전경[사진제공:현대차그룹]

현대차 인도 첸나이공장 전경[사진제공:현대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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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현대차의 현지 사업과 경쟁사(마루티스즈키) 시장가치, 단기 시장전망 등을 토대로 이 회사의 주가가 추가로 최대 30% 가까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그는 "현대차 인도 법인 시가총액을 23.7조원으로 가정하면 현대차 주가는 현재 대비 약 18.8% 추가 상승효과가 생길 것으로 기대된다"며 "낙관적인 전망치를 반영하면 기업가치 상승효과는 약 16.8조원(현 주가 대비 29.9%)에 달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회사에 따르면 현대차 인도법인(HMI)의 지난해 순이익은 9211억원이다. 완성차 공장을 가동 중인 해외 다른 사업장과 비교하면 미국 다음으로 많은 수준이다. 현대차그룹 차원에서 보면 판매량으로는 미국이 최대 시장이나 현지 생산량으로는 인도가 108만대(2023년 기준)로 해외 사업장 가운데 단연코 가장 많다. 현지 수요분은 물론 아프리카, 중동 등 인근 지역 수출물량 생산도 인도 공장이 책임지고 있다.


이날 국내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4% 이상 오르며 관심을 모은 것도 이러한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자회사가 상장할 경우 지분을 가진 모회사 기업가치가 빠지는 만큼 주가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는 그런 점보다는 장래 성장 가능성을 더 높게 쳐준다는 얘기다. 현대차 인도 법인의 경우 자체 신차 개발 역량을 가진 것은 물론 현지 할부금융·보험 등 전방산업 인프라도 확실히 갖춘 터라 장기적으로는 성장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보고 있는 셈이다.

현대차 인도 첸나이공장 생산라인[사진제공:현대차그룹]

현대차 인도 첸나이공장 생산라인[사진제공:현대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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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그간 인도 사업장에 대규모 자원을 투입해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 세계 최대 인구를 배경으로 완성차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전동화 전환 역시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제너럴모터스(GM)에서 인수한 푸네 공장을 개비해 연산 100만대, 기아 생산물량을 합할 경우 연 150만대 생산체제를 갖추기로 했다.


여기에 현지 배터리 기업과 협업해 인도에서 생산한 배터리를 전기차에 탑재하는 한편 다양한 차원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계획했다. 현지화 일환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올해 4월 인도에 직접 가서 현지 직원 400여명과 함께 타운홀미팅을 열기도 했다. 회장이 직접 해외 사업장 직원과 한데 모여 타운홀미팅을 연 건 인도 법인이 처음이었다.


정 회장은 당시 "인도권역은 현대차그룹의 성장에 가장 크게 기여한 권역 중 하나로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도 세계 경제 침체와 공급망 대란 등 수많은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꾸준히 좋은 성과를 창출했다"면서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인도를 글로벌 수출 허브로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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