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열세를 보이고 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 가운데 미 진보 매체 워싱턴포스트(WP)가 16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여론조사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대책을 세우라’는 취지의 사설을 실어 눈길을 끌고 있다.
선거 분석 업체 파이브서티에이트가 최근 진행된 여론조사 수십 건을 취합해 분석한 결과,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약 38%로 집계됐다. 이는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보다 약 1%P 낮은 수치인 동시에 수십 년간의 역대 대통령 지지율 중 가장 저조한 지지율이다.
WP는 “바이든 대통령을 포함한 선거 캠프, 민주당 전략가들은 이같이 저조한 지지율을 이해하지 못해 왔다”고 전했다. 올해 나스닥, S&P500지수, 다우지수 등 미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있는 등 미국 경제가 선진국 중 최고 호황을 누려왔다는 이유에서다. 통상 미국 대통령 지지율에는 경제 성장 달성 여부가 주효하게 반영된다.
이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은 여론조사 결과를 부정하는 모습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CNN 인터뷰에서 “여론조사 자료가 내내 잘못돼 있었다”고 말하는가 하면 지난달 10일 후원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는 “언론은 이에 대해 쓰길 원치 않지만 기세는 명백히 우리에게 유리하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대해 WP는 “이것은 대선 캠페인의 바탕이 될 수 있는 태도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물론 모든 여론조사에서 표본 오차 등으로 왜곡 및 편향이 일어날 수 있지만 이를 문제 삼아 결과 자체를 부정한다면 정권이 바뀌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WP는 지적했다. 특히 WP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중범죄자 대통령’으로 표현해 이목을 끌었다. 이달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성 추문 입막음 돈 혐의’로 미국 역대 대통령 중 최초 형사재판으로 유죄 평결을 받은 점을 직격한 것으로 풀이된다.
WP는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라는 말이 맞는다면 바이든 전 대통령에 있어 좋을 수 있지만 많은 미국인들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고 했다. WP는 “투표는 감정적이고 개인적 행위이고, 꼭 거시경제 지표에 대한 주의깊은 평가에 의해 결정되는 건 아니다”며 “바이든 전 대통령은 여론조사 결과를 틀렸다고 무시하기보다는 결과가 옳다고 가정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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