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물가 하락의 주범으로 꼽히던 돼지고기 가격이 상승세를 거듭하고 있다. 중국이 유럽연합(EU)의 전기차 관세 폭탄에 EU산 돼지고기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나선 가운데, 현지 가격 회복에 속도가 붙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16일 중국 컨설팅업체 줘촹 통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전국 삼원교배종 돼지고기 평균 거래 가격은 kg당 18.98위안(약 3603원)을 기록했다. 이는 18개월 만에 최고 수준일 뿐 아니라, 지난 1월 12일 저점을 기록했던 단위당 가격(13.24위안) 대비 43.4% 오른 것이다. 도축 전 돼지 가격도 kg당 5.74위안을 기록해 동일한 상승률을 기록했다.
분석가들은 최근 돼지 가격의 상승이 공급과 수요 측면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시장에서 도살 가능한 돼지의 수가 감소해 현재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반면, 단오절 연휴 수요 증가가 맞물리며 가격이 올랐다는 설명이다. 또한 가격 상승세가 관찰되면서 소비가 촉진되고, 공급은 지연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농림축산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돼지 산란 두수는 3986만두로 전년 동기 대비 6.9% 감소했다. 이는 2022년 12월 기록한 최고치 4390만두와 비교하면 9.2% 감소한 것이다.
중국에 유통되던 EU산 돼지고기 수입량이 감소할 경우 현지 가격이 더욱 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GT)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EU 돼지고기 수입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2일(현지시간) EU가 중국산 전기차에 최고 48%의 '관세 폭탄'을 예고한 가운데 중국 정부의 보복성 대응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EU의 대중국 육류 수출액은 2020년 98억9800만유로(약 14조6625억원)에서 지난해 49억9300만유로로 급감한 상태다. 돼지고기의 경우 지난해 내장을 포함해 중국이 수입한 돼지고기 60억달러어치(약 8조2644억원) 가운데 EU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집계된다. 스페인이 중국에 돼지고기를 가장 많이 수출했고, 프랑스와 덴마크, 네덜란드 등도 주요 공급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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