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합주서 바이든 흑인지지율 하락…진보, 트럼프 2.0 대비 조기대책 마련

펜실베이니아, 미시간서 흑인 유권자 조사
바이든 지지율 하락, 트럼프 소폭 상승
NYT "진보진영, 트럼프 2.0 대비 중"

미국 북부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 미시간에서 흑인 유권자 과반이 조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으나 지지율 자체는 2020년 대선 때보다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진보 진영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에 대비한 계획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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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A투데이가 서퍽대학교와 공동으로 9~13일 펜실베이니아주와 미시간주의 흑인 유권자 각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6일(현지시간) 공개한 여론조사의 가상 다자 대결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에서 56.2%, 미시간에서 54.4%의 지지를 받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에서 10.8%, 미시간에서 15.2%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흑인 유권자 지지는 펜실베이니아에서는 20%포인트, 미시간에서는 22%포인트 각각 하락했다고 USA투데이는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출구 조사 때 두 주에서 흑인 유권자 92%의 지지를 받았기 때문에 출구 조사 기준으로는 하락치가 더 크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흑인 유권자의 지지율은 이전보다는 다소 높아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2020년 대선 때보다 펜실베이니아는 대략 3%포인트, 미시간은 6%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보이면서 미국 진보 진영이 대비 계획 수립 논의에 조기 착수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초강경 낙태, 이민 정책 등을 시행할 것을 가정해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는 설명이다.

NYT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 캘리포니아, 매사추세츠, 뉴욕, 오리건 등 민주당 소속 주지사를 둔 5개 주는 먹는 낙태약인 미페프리스톤을 비축하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낙태약을 다른 주(州)로 배송하는 것을 범죄로 규정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상 최대의 불법 입국자 추방' 등 강경 이민 정책을 공약하면서 이민 옹호 단체들도 이에 대한 대비에 나섰다. 전국이민법센터(NILC)는 지난해 가을부터 트럼프 2기 정부가 현실화할 경우에 대한 대응 계획을 수립해왔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일련의 소송으로 그의 정책을 저지하거나 시행을 늦출 계획이다. ACLU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불법 입국자 탄압, 낙태권 축소, 정치적 이유로 공무원 해고, 병력으로 시위 진압 등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미국 진보 단체들의 이런 움직임은 다소 이례적이라고 NYT는 평가했다. 각 단체가 정권 교체 가능성에 대비하는 것 자체는 선거 때마다 있는 일이지만 진보 단체들이 트럼프 2기에 대비하기 시작한 시기가 과거보다 빠르고, 그 계획의 양과 범위가 전례가 없는 수준이라는 점에서다. 진보 단체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지율이 낮고 바이든 대통령이 경합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뒤처지고 있다는 것에 불안해하고 있다고 NYT는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첫 임기 때처럼 '의회검토법(CRA)'을 활용해 전임 행정부의 규제를 뒤집는 것을 막기 위해 올해 봄 환경 규제 등을 서둘러 처리했다. CRA는 의회에 정부 부처가 제출한 규제를 폐기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데 의회가 규제를 폐기하려면 접수 후 의회 회기일 기준으로 60일 이내에 행동해야 한다.


트럼프 측은 이 같은 움직임을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국정 과제 추진을 막으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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