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 영일만 일대 석유·가스 매장 분석을 담당한 미국 탐사기업 액트지오(Act-Geo) 고문을 언급한 증권사 보고서가 온라인상에 공유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는 A 증권 소속의 한 연구원이 지난 5일 '영일만 친구'라는 제목의 시황 보고서를 올렸다고 발표했다. 해당 보고서는 영일만 가스전 테마로 가스관(넥스틸·동양철관·휴스틸·하이스틸·세아제강·SK오션플랜트), 피팅·밸브(화성밸브·우림피티에스·디케이락·성광벤드), 유틸리티(한국가스공사·지에스이), 시멘트(고려시멘트·삼표시멘트·성신양회·한일시멘트), 탐사(웨이버스) 등을 거론했다.
지난 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미국 액트지오(Act-Geo)의 비토르 아브레우 박사가 기자들의 질문을 답하고 있다. 그는 방한 중 석유 매장 가능성을 분석한데 대해 설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원본보기 아이콘보고서는 비트로 아브레우 액트지오 고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아브레우 대표는 포항 영일만 일대 기초 탐사를 진행한 지질학 전문가다. 이 연구원은 "액트지오 고문이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관련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라며 "한국인이 좋아하는 빠른 속도의 피드백과 히딩크 감독을 닮은 관상으로 사기꾼이 아닐 확률이 상승했다"고 언급했다.
자료에 언급된 거스 히딩크는 2002년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 국가대표 감독을 지낸 인물이다. ‘4강 신화’를 이끌어 당시 국내에서 ‘영웅’ 대우를 받았다. A 증권 보고서는 아브레우 대표가 국민적으로 호감도가 높은 히딩크를 외적으로 닮았기 때문에 믿을 만하다는 뜻으로 쓴 것으로 보인다.
해당 보고서가 증권사 공식 홈페이지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시장에 공유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었다.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는 정부 추진 사업에 대한 전망보고서에 전문가 관상 내용이 포함되는 것이 합당하느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투자자 사이에서는 황당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천문학적인 비용이 필요한 정부 추진 사업에 대한 전망을 대표자 관상으로 하는 것이 합당하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자료가 내부에서 걸러지지 않고 발간된 것을 놓고 A 증권 연구소의 발간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특히 해당 자료 말미에는 컴플라이언스(내부통제) 규정을 준수했다고 돼 있다. 일각선 연구소 보고서나 자료의 내용과 형태가 가벼워지는 흐름에서 나온 해프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논란이 일자 증권사 측은 문제가 된 부분을 삭제하고 보고서를 다시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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