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럽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유권자를 의식한 미국 정계가 친(親) 가상화폐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가상화폐가 연말까지 상승 랠리를 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5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6분 기준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2.21% 오른 7만565달러에 거래됐고 한때 7만1000달러를 웃돌기도 했다.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 가격도 소폭 상승세를 나타냈다.
비트코인 가격이 7만달러대에 돌파한 것은 지난달 21일 이후 14일 만이다. 같은 시각 국내 거래소 업비트에서도 비트코인은 1개당 9765만원에 거래되며 1억원 재진입을 앞두고 있다.
비트코인은 미국 증권당국의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호재에 힘입어 지난 3월 7만3798달러라는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이후 횡보세를 지속하고 있었다.
오름세를 이끈 건 미국, 유럽연합(EU) 간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에서 탈동조화(디커플링)를 보일 확률이 줄어든 영향이다. 그동안 시장은 물가가 잡히고, 완만한 경기침체를 겪은 유럽이 이달 금리를 내리고, 그렇지 않은 미국은 연내 금리 인하가 없을 수 있다는 전망마저 해왔다. 그런데 미국의 지난달 구인 규모가 3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며 9월 금리 인하 관측이 되살아났다는 설명이다.
미국, EU의 금리 인하는 달러화 및 유로화 가치 하락을 불러 위험자산인 가상화폐의 매력이 커지는 경향이 있다. 이들 통화를 사둔 투자자들이 가치가 떨어지기 전 이를 팔고, 가상화폐를 미리 사놓으며 헤지(위험회피) 수단으로 이용하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가상화폐에 ‘장밋빛 전망’을 내놓는 큰손들도 이목을 끌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갤럭시디지털의 마이클 노보그라츠 최고경영자는 디지털 자산에 대해 호의적 입장으로 선회하고 있는 미국 정치 환경을 감안할 때 올 연말까지 비트코인 가격이 10만달러 이상까지 갈 수 있다고 밝혔다. 가상화폐를 지지하는 의회 후보자에 기부금이 쌓이고 있고, 11월 대선에서 표심을 의식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 완화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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