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초의 나라' 멕시코에서 첫 여성 대통령이 선출된 지 하루도 채 안 돼 여성 현직 시장이 피살됐다.
4일(현지시간) 엘피난시에로와 레포르마 등 멕시코 현지 매체는 전날 미초아칸주 코티하에서 욜란다 산체스 피게로아 시장이 괴한의 총격을 받고 숨졌다고 보도했다. 피게로아 시장 곁을 지키던 경호원 역시 총상을 입고 사망했다. 피게로아 시장은 카르텔의 폭력 행위에 강경 대응 기조를 유지하던 인물이다. 그는 2021년 선거를 통해 코티하 첫 여성 시장에 당선됐다.
앞서 피게로아 시장은 지난해 9월에도 가족과 함께 인근 할리스코주 사포판을 찾아 쇼핑하고 이동하던 중 무장한 사람들로부터 피랍됐다가 사흘 만에 풀려난 적 있다. 이에 멕시코 당국은 그에 대한 개인 경호를 강화한 상태였다. 당시 납치범들의 신원은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현지 매체들은 멕시코의 악명 높은 마약 밀매 조직인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 소속 갱단원을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추정했다. 멕시코에선 마약 카르텔과 갱단 등 범죄 조직과 관련된 사건·사고가 적지 않은 편이다.
또 이번 살인 사건은 클라우디아 셰인바움(61)이 멕시코 첫 여성 대통령으로 당선된 지 24시간도 안 돼 발생해 더 큰 혼란을 야기했다. 당초 멕시코는 남성 중심 문화가 강해 '마초의 나라'라고도 불리지만, 200년 헌정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 탄생하면서 여성의 정치력이 크게 향상됐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피게로아 시장이 피살당하면서 현지에선 충격적이라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셰인바움 당선인은 오는 10월 1일 대통령에 취임한다. 임기는 2030년까지 6년이다. 그는 2006년까지 시 장관을 지내며 이름을 알린 데 이어 2011년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모레나를 창당할 때도 함께했다. 이후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2018년에 멕시코시티 시장에 당선되면서 인지도를 높였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