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변우석이 휴대전화 속 달력을 보여줬다

배우 변우석 인터뷰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 스타 선재役
한국 대표 모델에서 배우로 우뚝
밀려드는 대본 “차기작은 신중히”

배우 변우석[사진제공=바로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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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187cm에(체감은 190 이상) 떡 벌어진 어깨. 점을 찍어놓은 듯 작은 얼굴. 키다리 피에로 분장을 한 듯 비현실적인 외모. 배우 변우석(33)의 첫인상이었다. 언뜻 화려한 모델처럼 새침해 보이지만, 이야기를 나누면 해맑고 선하다. ‘첫사랑의 아이콘’처럼 청량한 매력은 ‘선재’와 만나 시너지를 냈다.


2년 만에 다시 만난 변우석은 전과 달랐다. 그는 지난달 28일 종영한 tvN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로 연기 인생 제2막을 열었다. 인기 가수 류선재의 죽음에 절망한 열성팬 임솔(김혜윤)이 그를 살리기 위해 과거로 돌아가는 타입 슬립 로맨스물에서 15년 동안 임솔을 짝사랑한 스타 류선재를 통해 다양한 매력을 드러냈다. 이를 통해 근 몇 년간 전무했던 ‘톱스타’가 나왔다고 평가받았다.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그는 “첫 주인공을 맡은 작품으로 이렇게 뜰 줄 몰랐다”며 웃었다. 변우석은 “아이돌 밴드에 고등학생 수영 선수, 풋풋한 대학 시절도 나오고 톱스타도 되는 캐릭터라서 다양하게 ‘덕질(팬 활동)’을 할 수 있어서 좋아해 주신 거 같다”고 바라봤다. 드라마가 막을 내린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마음속에서 선재를 떠나보내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나만큼 선재를 사랑하는 사람은 없다고 자부한다. 선재를 보내지 않고 간직하며 살려고 한다. 보고 싶을 때마다 꺼내 보겠다”고 했다.

배우 변우석[사진제공=바로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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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우석은 1년 넘게 드라마를 촬영하며 선재로 살았다. 2회가 방송된 후 마지막 촬영이 진행됐는데, 이때 달라진 공기를 실감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촬영장 스태프들이 마지막 촬영 날 내게 ‘드라마 봤냐’고 묻더라. 빨리 보라고. 손을 떨면서 봤다고 이야기해줬다”고 말했다.


단 몇 회 만에 드라마는 대박이 났다. 변우석은 인기를 한동안 실감하지 못하다 의외의 장소에서 체감했다. 지난달 개막한 전주영화제 레드카펫에 오른 그를 향해 아이돌 뺨치는 환호와 플래시 세례가 쏟아졌고, 일부 팬들은 그를 보기 위해 전날부터 행사장 앞에서 밤을 새웠다. 레드카펫 행사가 실시간 중계되는 유튜브 채널이 마비되기도 했다. 일거수일투족 화제가 됐다.


이런 날이 올 줄 알았을까. 변우석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행사장에 몰린 엄청난 인파를 보고 놀랐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영화제를 정말 좋아한다”고 했다. 2년 전 부산영화제가 열리던 해운대 인근에서 설렘 가득한 얼굴로 이곳저곳을 누비던 그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는 “영화제에 정말 가고 싶었는데 그때 처음 가게 됐다. 너무나 좋은 추억”이라고 했다. 이어 “몇 발 걸으면 업계 사람을 만났다. 제 인생에서 가장 술을 많이 마셨다. 영화라는 공통점을 갖고 모여 즐기는 축제가 좋았다. 신세계였다”고 말했다.

'선재 업고 튀어' 스틸[사진제공=tvN]

'선재 업고 튀어' 스틸[사진제공=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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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우석은 여러 톱 디자이너의 쇼에 오르며 모델로 활동하다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2016)를 통해 배우로 데뷔했다. 드라마 ‘청춘기록’(2020)에서 박보검, 박소담과 호흡을 맞추며 주목받았다. 그는 “해외 쇼를 했을 때 우리가 알만한 디자이너 쇼에 오르는 20~30명 모델 중에 동양인 모델은 나를 포함해 한두 명뿐이었다. 그때 한국 대표 모델로 무대에 서게 돼 기뻤는데, 연기자로서도 그런 기분을 느끼고 싶다”고 했다.

그는 “모델 일을 접고 연기를 시작할 때 모르는 게 많았다. 처음부터 다시 도전하는 마음이었다. 매 작품 최선을 다하며 여기까지 왔다. 지치고 힘들 때도 많았다. 매 순간 항상 흔들리고 그만두고 싶을 때도 있었다. ‘이 길이 내길 맞나?’ 고민하며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꾸준히 단점을 보완해가면 사람들이 좋아해 주는 순간이 오지 않을까. 막연히 잘 될 거라고 믿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영화, 드라마, OTT 등 모든 20·30대 주인공 대본은 변우석에게 간다는 말이 나온다. 그는 받은 책(대본)이 꽤 많다고 인정했다. 차기작은 시간을 내어 들어온 대본을 꼼꼼히 읽은 후 신중하게 결정하고 싶다고 했다. 변우석은 “연기는 ‘공감’이 중요한 작업이다. 타인과 교감하는 과정을 거치고, 보는 사람들이 공감하는 것도 중요하다. 주변에 의견을 구하며 홀로 생각에 빠지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선재 업고 튀어' 스틸[사진제공=tvN]

'선재 업고 튀어' 스틸[사진제공=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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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온통 ‘변우석, 변우석’이다. 화제성 지수 조사기관 굿데이터코퍼레이션 집계에서 그는 배우 기준 4주 연속 정상을 차지했다. 소위 ‘대박’이 나면서 그의 달력은 빨갛게 불이 났다. 인터뷰 도중 그가 휴대전화를 들어 보여준 스케줄 앱(애플리케이션)에는 빨갛게 표기된 스케줄로 빼곡했다. 드라마는 막을 내렸지만, 당분간 바쁘게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다. 그는 “행복하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소소한 일들로 잔잔하게 행복해하다가, 어떤 날에는 나를 돌아보며 깊이 생각에 빠지기도 한다. 감정 기복은 크지 않지만, 최근에는 생각이 많다”고 했다.


변우석은 “불쑥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치밀기도 한다.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있다가도 ‘꾸준히 해온 대로 하자’ ‘다음 작품에서는 단점을 보완해서 발전하자’고 마음먹는다. 죽을 때까지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면 된다고. 그렇게 나를 다잡는다”고 말했다. 그는 “궁극적으로 연기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지만, 꾸준히 노력하며 조금씩 발전한다면 더 나은 내가 될 거라 믿는다”고 했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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