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 "어려움 극복 방안 반드시 찾겠다"

노조 파업 선언 하루 만에 취임사 발표
반도체 위기 인식, 난관 돌파 의지 밝혀
"삼성 반도체 자부심 되도록 앞장설 것"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을 이끌게 된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부회장)이 "새로운 각오로 상황을 더욱 냉철하게 분석해 어려움을 극복할 방안을 반드시 찾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반도체 구원투수로 등판한 지 9일 만에 공식 취임사를 통해 난관을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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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부문장은 30일 사내 게시판에 올린 취임사에서 "최근 어려움은 지금까지 우리가 쌓아온 저력과 함께 반도체 고유의 소통과 토론의 문화를 이어간다면 얼마든지 빠른 시간 안에 극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의 취임사는 삼성전자 노조가 회사 설립 후 첫 파업 선언을 한 지 하루 만에 나와 더욱 주목받았다. 파업 결정 후 취임사가 미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지만 반도체 사업 전반에서 위기감이 도래한 가운데 노조 리스크까지 커진 만큼 이를 극복하겠다는 메시지를 내는 게 필요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사내 구성원을 상대로 한 취임사 곳곳에선 위기 극복 의지가 강하게 나타났다. 전 부문장은 "메모리사업부장 이후 7년 만에 다시 DS로 돌아오니 너무나 반갑고 설레는 마음"이라며 "그사이 사업 환경도, 회사도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엇보다 우리가 처한 반도체 사업이 과거와 비교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로 지난해 DS부문에서 14조8800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또 인공지능(AI)용 메모리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에서 경쟁사인 SK하이닉스에 밀린 데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서 1위인 대만 TSMC 추격전에 힘을 잃으며 점유율이 떨어지는 등 전체 사업에서 위기감이 커진 상황이다.

여기에 전날 DS부문을 중심으로 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파업 선언을 하면서 우려를 더욱 키웠다. DS부문 전 구성원이 전력을 다 해도 모자랄 시기에 파업 이슈가 나왔다는 점에서 삼성 내 반도체 위기감이 커지는 양상이다. 전 부문장이 빠르게 진화 작업에 나선 배경이다.


전 부문장은 노조 불만을 잠재우고 사내 결속의 필요성도 의식했다. 그는 "저는 부문장인 동시에 여러분의 선배"라며 "삼성 반도체가 우리 모두의 자부심이 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본인을 포함한 임원들이 솔선수범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전 부문장은 빠르게 변화하는 AI 시대를 맞이한 가운데 반도체 주도권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지금은 AI 시대이고 그동안 우리가 겪어보지 못한 미래가 다가오고 있다"며 "이는 우리에게 큰 도전으로 다가오지만 우리가 방향을 제대로 잡고 대응한다면 AI 시대에 꼭 필요한, 반도체 사업의 다시 없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 부문장은 DS부문장을 맡은 뒤 화성 사업장으로 출근해 사업부별로 업무 보고를 받으며 향후 전략 구상에 주력하고 있다. 전 부문장의 당장 시급한 과제는 미국 엔비디아를 상대로 HBM 5세대 제품인 HBM3E 12단 퀄 테스트(품질 검증)를 통과하는 일이다. 다음 달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삼성전자가 개최하는 파운드리 포럼 및 SAFE 포럼에도 업계 안팎의 주목도가 커진 상황이다.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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