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그레 를 대표하는 아이스크림 '메로나'는 국내 빙과업계의 전설로 불린다. 1992년 출시하자마자 매출 210억원을 올리며 신제품 최대 판매액을 기록했다.
메로나는 당시 고급 과일로 인식되던 멜론을 국내 최초로 적용한 제품이다. 생소했던 과일인 멜론으로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일은 쉽지 않았다. 이 과일을 접해보지 못한 연구원들이 많아 제대로 된 맛을 만드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원들은 우선 백화점 수입 과일 매대에 1~2개밖에 없는 멜론을 모조리 사 먹었다. 예상과 달리 멜론은 수입 과정에서 오랜 시간이 흘러 전혀 신선하지 않았고 텁텁한 뒷맛까지 났다. 이에 개발 담당자는 멜론과 비슷한 맛의 참외에 주목했다.
연구진은 국내에 유통된 멜론과 참외를 함께 시식하면서 동남아시아에서 신선한 맛을 내던 멜론 아이스크림을 구현하기 위해 수 개월간 제품 개발에 매달렸다. 그렇게 수십 가지의 시제품을 만들면서 현재 우리가 즐기고 있는 신선한 멜론의 진한 맛과 부드러운 속살 맛을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메로나는 고유 브랜드를 활용해 새롭고 다양한 모습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가고 있다. 2017년에는 패션브랜드 휠라와 협업해 슬리퍼에 메로나의 멜론 색상을 입힌 제품으로 탄생했다. 티셔츠, 카드지갑, 에코백, 볼캡, 버킷햇, 양말 등 다양한 패션용품과 컬래버레이션도 진행했다. 2020년에는 메로나를 모티브로 한 뚜레쥬르의 '메로나 시리즈' 빵과 케이크가 출시돼 한 달 만에 30만개 이상 팔렸고, 이듬해에는 하이트진로와 '메로나에이슬'을 선보였다. 지난해에는 빙그레를 대표하는 바나나맛우유와 손을 잡고 메로나맛우유로 변신했다.
메로나는 전 세계 30여개국에서 사랑받는 K-빙과의 선봉장이다. 북미지역에서 메로나의 인기가 남다른데, 1995년 하와이에 수출을 시작하며 미국 시장을 개척했다. 초기에는 한국 교민을 상대로 판매하다가 현지인에게도 인기를 얻으면서 현재 하와이 세븐일레븐과 코스트코의 아이스크림 바 부문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외국에서는 바닐라, 초콜릿, 커피, 베리류 등의 맛을 살린 아이스크림이 대부분이고 초콜릿으로 코팅된 바, 퍼먹는 파인트 형태의 아이스크림이 주로 판매된다. 연둣빛 사각바 모양에 산뜻한 멜론맛과 쫀득쫀득한 식감이 특징인 메로나는 현지인들로부터 독특하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국가별로 선호하는 맛과 취향을 고려해 망고와 딸기, 바나나, 코코넛, 타로, 피스타치오 등 다양한 맛(향료)의 메로나를 개발하고 출시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 메로나는 멜론맛 아이스크림의 대명사지만 해외에서는 부드럽고 쫀득쫀득한 과일맛 아이스크림으로 통한다.
빙그레는 2017년 7월부터 국내 빙과 업계 최초로 미국 현지에서 메로나를 생산·판매하고 있다. 한해 1800만개 이상의 메로나가 미국에서 팔린다. 현지 매출은 2014년 30억원에서 8년 만에 270억원으로 9배 증가했다. 미국으로 나가는 국내 아이스크림 수출액의 70%가 메로나에서 나온다.
빙그레 관계자는 "국내 대표 아이스크림 브랜드로 항상 소비자들에게 새롭게 다가가기 위해 다양한 변신을 시도하면서 세계적인 아이스크림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