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희 더불어민주당 경기 광명시을 당선인은 대형 로펌의 억대 연봉을 뒤로 하고 13년간 공익 활동에 몸담았다. 이번 총선에서 복지 전문가로 민주당에 영입돼 광명시을에 출마, 현역 의원을 꺾고 공천장을 따냈다. 본선에선 국민의힘 후보를 19.1%포인트 차이로 누르고 승리했다.
21일 오전 국회에서 김 당선인을 만났다. 그는 인사를 나누자마자 선거운동 과정 중에 초등학교 6학년인 딸이 준 편지를 기자에게 보여줬다. 편지에는 '엄마가 내 꿈을 지지해준 것처럼' 엄마를 응원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는 "두 아이를 키우면서 '자녀를 성공한 소수로 만들기보다는 성공하지 않아도 존엄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김 당선인은 '모든 사람이 존엄한 삶을 영위하는 것'이 인생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목표를 정하게 된 계기를 묻는 말에 그는 "돌이켜 생각해보면 초등학생 때 서울 종로구 창신동에 살았던 경험이 영향을 끼쳤던 것 같다"며 "외할머니, 어머니, 형제 셋과 창신동에 살면서 주변에 어렵게 사는 친구들을 많이 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때 빈곤과 사회의 불평등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대학교에 가서도 서초동 철거촌에서 초등학교 학생을 가르치는 공부방을 운영했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제43회 사법고시에 합격했다. 사법연수원 32기(2001년 입소)다. 이후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로펌에서 현재의 남편을 만나 결혼해 2009년 첫 아이를 낳았다. 그는 2011년 일본 도쿄에서 죽음에 대한 공포감을 경험하고 '하루를 살더라도 하고 싶은 일을 하자'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어를 하나도 할 줄 몰랐는데 남편 근무지를 따라 일본에 잠깐 살았었다"며 "그런데 그때 동일본 대지진이 터지면서 남편이 사무실에 간 사이 전화도 끊긴 채 아이와 온종일 기다렸다"고 회상했다.
그해 한국에 돌아온 김 당선인은 변호사 일을 그만두고 참여연대에 합류했다. 참여연대 활동 중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기 위해 노력한 일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는 "기준이 폐지된 계기 중 하나가 19대 대선 직전에 가졌던 후보 초청 토론회였다"며 "그때 매우 어렵게 문재인 당시 대통령 후보를 모셨다. 문 후보가 그 자리에서 처음 관련 공약을 걸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민주당 내에 설치된 '김은경 혁신위원회'에서 대변인으로 활동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그는 "혁신위가 전국 지역순회 간담회를 하면서 민주당 당원들을 많이 만났다"며 "만났던 당원들이 이타적인 이유로, 더불어 잘 살고자 하는 마음으로 민주당을 지지하는 것이 느껴져서 감동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 민주당에서 이런 사람들과 함께한다면 세상을 바꾸는 일을 해볼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김 당선인은 22대 국회에서 복지 강화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간병 노동자에 산업재해보상보험이 적용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병원도, 소개업체도 간병인을 고용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간병인은) 노동법상 보험을 적용받지 못한다"며 "공적 활동을 하면서 간병인이 산업재해 보험이라도 적용받을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미리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밖에도 노인 돌봄, 보육·교육과 관련된 법안을 열심히 준비하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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