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신고 나가야 할지 고민하며 매일 (새롭게 꾸미는 것이) 너무 좋아요."
최근 한 TV 프로그램에서 가수 현아씨가 아침에 일어나 반복적으로 하는 행동이 있다며 한 말이다. 그는 외출 전 한쪽에 비치된 바구니에서 레이스와 키링(열쇠고리), 리본 등을 꺼내 신발과 가방을 꾸민다. 전에 부착된 신발 끈 대신 리본 끈으로 신발을 매고 신발 고리엔 다마고치와 인형 혹은 리본 핀을 달아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낸다. 그는 적은 돈으로 누릴 수 있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소확행)이라고 설명했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신발을 꾸며 신는 '신꾸족'이 늘고 있다.
21일 무신사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신발 끈과 신발 용품 거래액은 지난해 동월 대비 16배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키링은 7배나 거래액이 뛰었다. 신발 용품에는 슬리퍼 구멍에 끼워 넣을 수 있는 액세서리 '지비츠' 참과 깔창 등이 포함돼 있다. 지비츠를 여러 개 구매해 신발을 꾸미는 것은 과거부터 인기를 끌던 트렌드다. 요즘에는 한단계 더 나아가 운동화 등 다양한 신발로 신꾸 수요가 확장되고 있다.
20대 이상의 이용자 수가 많은 패션플랫폼 카카오스타일 지그재그에서는 올해 검색어로 '신꾸'가 처음 등장해 검색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이후 지난 20일까지 검색량 증가율을 보면 '운동화 끈'은 378%, '꾸미기'는 3675%나 늘었다. 실제 거래액도 크게 늘었는데 지난달 이후 이달 20일까지 운동화 끈 거래액은 189% 늘었고 리본도 134% 폭증했다. 발레복과 일상복을 결합한 '발레 코어' 스타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리본과 운동화 끈을 활용한 꾸미기 수요가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꾸미기 좋은 신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패션 플랫폼 W 컨셉에서는 지난달 이후 이달까지 운동화 매출이 53%나 늘었다. 에이블에서는 직접 꾸미고 디자인하기 편한 운동화들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1일부터 15일까지 다채로운 색상 구성이 특징인 ‘아디다스 네오 조그 블루 화이트’ 거래액은 전월 동기 대비 15배 이상, ‘아디다스 코트 인도어 삼바’는 296% 거래액이 늘었다. 무채색의 ‘나이키 코트 버로우 스니커즈’도 72% 거래액이 증가했다.
패션업계에서는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개성을 드러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꾸미기 열풍은 더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꾸미기 열풍은 폰꾸(휴대폰 꾸미기)를 시작으로 다꾸(다이어리 꾸미기), 백꾸(가방 꾸미기), 텀꾸(텀블러꾸미기)를 지나 신꾸(신발꾸미기)로 확장됐다.
한 패션플랫폼 MD(상품 구매자)에 따르면 "획일화된 기성품보다는 특별함을 표현하는 것이 포인트"라며 "일상생활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물건을 꾸미는 것에 관심이 커지면서 (휴대폰에서 신발로 이어졌듯) 꾸미기 카테고리는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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