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선풍적 인기를 누리며 잠시나마 '국민 간식'으로 부상했던 탕후루의 위기가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올해 누적 폐업 점포 수가 개업 점포 수를 앞선 것이다. 집계 이래 폐업 점이 개업 점보다 많아진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월평균 폐업점포 수는 지난해 4배 수준으로 폭증하며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선풍적 인기를 누리며 잠시나마 '국민 간식'으로 부상했던 탕후루의 위기가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올해 누적 폐업 점포 수가 개업 점포 수를 앞선 것이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15일 행정안전부가 공개한 지방행정인허가 데이터개방 통계를 보면, 지난 13일 기준 전국 탕후루 가게 누적 폐업 건수는 118건으로 집계됐다. 신규 개업 누적 건수는 71건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크게 달라진 수치다. 2022년까지만 해도 한 해에 100곳도 안 되는 탕후루 가게가 신규 개업했지만, 2023년 한 해에만 1374곳의 탕후루 가게가 새로 문을 열었다. 폐업 건수도 2022년까지는 10곳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2023년엔 72곳으로 뛰었고 현재 100곳 이상이 또 문을 닫았다.
일각에서는 탕후루가 한때 선풍적인 인기를 끌다가 점포가 포화 상태에 이르고 줄폐업에 이르는 과거 '커피 번(2012년)', '대만 카스텔라(2016)' 사태 등이 다시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여기에 녹록지 않은 경제 상황과 치솟는 월세도 문제다. 지난해 개업한 탕후루 가게 지역별 분포를 살펴보면 경기도 29%, 서울 17%, 인천 7% 등 수도권에만 총 53%가 몰려있다.
데이터 플랫폼 업체 썸트렌드는 X(구 트위터)와 블로그, 인스타그램에서 탕후루가 언급된 건수가 지난해 9월 12만8931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급격하게 감소했다는 통계를 내기도 했다. 이 자료를 보면, 지난달 기준 1만6521건으로 단순 언급량으로 비교했을 때 인기가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탕후루 인기가 생각보다 빠르게 식자 고육지책으로 탕후루 외 다른 품목까지 같이 취급하며 영업 전략을 바꾸는 이들도 있다. 매장을 커피숍, 중식 전문점 등으로 등록하며 다른 품목을 같이 판매해 줄어드는 탕후루 매출액을 상쇄하려는 전략이다. 이 가운데,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폐업 후기도 올라오고 있다. 자영업자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 등에서는 "탕후루 이젠 끝이다. 망해가는 과정인 것 같다", "상권이 좋다 해서 개업했는데 매출이 불안정하다. 업종 변경을 고민 중" 등의 글이 확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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