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훈 마넷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한국-캄보디아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캄보디아는 아세안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국가 중 하나다. 캄보디아 정상이 방한한 것은 2014년 12월 훈 센 총리의 공식 방한 이후 10년 만이다. 두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1997년 양국 재수교 이후 제반 분야에서의 관계 발전을 평가하고,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규정하기로 했다.
'전략적 동반자 관계(strategic partnership)'는 국가 간 우호 관계를 나타내는 '단계' 중 하나다. 양국 간 평화 모색과 역내 문제, 국제 현안과 대외적 전략까지 함께 논의하면서 협력하는 관계라 할 수 있다.
'전략적'이란 단어에는 경제·정치 등 여러 방면에서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전략적, 또는 '포괄적(comprehensive)'이란 단어를 많이 사용한다. 포괄적이란 단어에는 가치를 함께 공유하는 국가라는 의미가 포함돼 있다.
한국은 인도·인도네시아·아랍에미리트(UAE)·우즈베키스탄·멕시코·알제리·루마니아·카자흐스탄·유럽연합(EU)·아세안(ASEAN)·튀르키예(터키)·태국·폴란드·체코·이탈리아·오스트리아·스페인·몽골·헝가리 등 가장 여러 국가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다.
한국은 국가 간의 관계를 크게 6단계로 구분한다. 포괄적 전략적 동맹관계 --> 포괄적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 전략적 동반자 관계 --> 전면적 협력 동반자 관계 --> 상호 신뢰하는 포괄적 동반자 관계 --> 포괄적 동반자 관계 등인데, 상황과 국가 간 합의, 분야 등에 따라 각 단계에 별도의 용어를 추가해 지칭하기도 한다.
가장 긴밀한 관계는 '포괄적 전략적 동맹관계'라 할 수 있다. 중요한 군사 동맹 관계가 있는 국가가 해당하는데, 한국이 이 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는 미국이 유일하다. 그다음은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다. 호주·페루·캐나다·베트남 등이 이 단계에 해당한다.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는 정치·안보·외교·경제·문화 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동맹 다음으로 공고한 협력과 파트너십을 유지한다는 의미다. 중국·러시아·콜롬비아 등이 이 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다. '포괄적 동반자 관계'는 프랑스·브라질 등이 해당한다.
영국과는 지난해 양국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기존의 '포괄적 창조적 동반자 관계(Broad and Creative Partnership)'에서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Global Strategic Partnership)'로 격상시켰다. 일본과는 '미래 지향적 성숙한 동반자 관계'라고 표현한다. 실질적으로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가깝지만 과거 식민지배에 따른 국민감정이 있어 관계 설정에 전략적이란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다.
같은 단계에 있는 국가들도 저마다 표현이 달라 정확히 어떤 나라와 더 친밀한지에 대해서는 평가하기가 어렵다. 정부도 "여러 해석이 가능하도록 모호하게 남겨두는 것이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이런 국가 간 외교 관계를 설명하듯 국가마다 표현하는 단어는 차이가 있다. 한-중·한-러는 정확히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이며, 한-인도네시아는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 한-아세안은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표현한다.
한국과 캄보디아는 그동안 외교관계를 칭하는 명칭이 없었다. 이번 윤 대통령과 마넷 총리의 한-캄보디아 정상회담을 통해 한-캄보디아 관계가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정립됨에 따라 양국은 행정부 및 입법부 간 교류 확대와 마약 밀수 등 초국경 범죄 대응 강화 등 정치·안보·국방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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