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의 방위비 협상을 위한 2차 회의가 오는 21~23일 서울에서 열린다. 2026년 이후 주한미군 주둔비용 가운데 한국이 부담할 몫을 놓고 줄다리기 협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외교부는 제12차 한미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회의가 오는 21~23일 서울에서 개최될 예정이라고 16일 밝혔다. 외교부 관계자는 "정부는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 여건 마련과 한미 연합방위태세의 강화를 위한 우리의 방위비 분담이 합리적 수준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 하에 협의를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협상에는 1차 회의 때와 동일하게 한국 측에서 이태우 외교부 방위비 분담 협상대표, 미국 측에서 린다 스펙트 국무부 선임보좌관이 각각 수석대표로 참석한다.
양측은 지난달 23∼25일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첫 회의를 열고 서로의 기본 입장을 확인했다. 한 달 만에 열리는 2차 회의에선 분담금 규모와 책정 기준 등 쟁점을 놓고 본격적인 줄다리기가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SMA는 주한미군 주둔 비용에서 한국이 부담할 금액을 규정하는 협정으로, 한미가 2021년 체결한 제11차 SMA는 2025년 말까지 유효하다. 11차 SMA에 따라 정해진 2021년 방위비 분담금은 1조 1833억원으로 전년 대비 13.9% 오른 금액이었으며, 이후 4년간 매해 국방비 인상률을 반영해 올리기로 한 바 있다.
한편, 방위비 문제는 오는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양국 간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대선 유세 과정에서 "한국은 미국의 많은 산업을 빼앗았다"며 "(주한)미군에 방위비를 낼 수 있을 만큼 많은 돈을 벌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간 한국이 경제력에 비해 방위비를 적게 내고 있다는 주장을 펼쳐온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존의 '안보 무임승차론'에 더해 '미국 산업 약탈론'까지 제기하고 있다.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압박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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