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13일(현지시간) 혼조세로 마감했다. 투자자들이 15일 공개될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대기하는 가운데 1년 후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시장은 상승분을 반납하며 관망세로 돌아섰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시점이 인플레이션 추이에 달린 만큼 시장은 이번주 공개될 CPI 지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1.33포인트(0.21%) 하락한 3만9431.51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1.26포인트(0.02%) 내린 5221.42,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47.37포인트(0.29%) 오른 1만6388.24에 거래를 마쳤다.
종목별로는 게임스톱이 74.4% 폭등했다. 2021년 밈 주식 열풍을 주도한 레딧 트레이더 중 한 명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엑스(X·옛 트위터)에 3년 만에 처음으로 게시글을 올리면서 매수세가 몰렸다. 애플은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을 아이폰에 탑재하기 위해 오픈AI와의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에 1.76% 올랐다.
이날 오름세를 타던 뉴욕증시는 미국 소비자들이 향후 1년간 물가가 얼마나 오를지 예상하는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상승했다는 소식이 나온 후 상승분을 반납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의 소비자 기대 조사 결과 향후 1년간 예상되는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지난달 3.3%를 기록했다. 지난 3월(3%) 대비 0.3%포인트 상승한 수준으로,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 만에 최고치다. 응답자들은 임대료, 식료품, 휘발유, 의료비 등 모든 부문에서 1년 후 가격 압력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답했다. 특히 주택 가격 상승률 전망치는 3.3%라고 답해 2022년 7월 이후 2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미시간대도 1년 후 기대 인플레이션이 상승했다고 밝혔다. 5월 조사에서 1년 후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3.5%로 나타나 전월 대비 0.3%포인트 상승했다. 단기 기대 인플레이션 반등은 실제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인플레이션과 전쟁 중인 통화당국 입장에선 우려되는 부분이다.
이번 뉴욕 연은의 기대 인플레이션 조사 결과는 15일 공개될 4월 CPI 지표를 앞두고 나와 특히 이목을 끈다. CPI는 올해 1~3월까지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4월 CPI가 전문가 전망치에만 부합하는 것으로 나와도 시장은 안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또다시 전문가 예상치를 웃돌 경우 시장에 큰 충격을 줄 가능성이 높다. 시장에서는 4월 CPI가 전년 동기 대비 3.4%, 변동성이 큰 식료품·에너지 등을 제외해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 CPI가 전년 대비 3.6%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한다.
CPI 발표 하루 전인 14일에는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발표된다. 도매물가인 PPI는 시차를 두고 CPI에 영향을 준다. PPI는 4월에 전년 동기 대비 2.2%, 근원 PPI는 전년 대비 2.4% 올랐을 것으로 전망된다.
Fed 2인자로 꼽히는 필립 제퍼슨 Fed 부의장은 이날 "정책 입안자들은 인플레이션이 2% 목표치로 돌아가고 있다는 추가 증거를 계속 찾고 있다"며 "그때까지 제약적인 수준에서 정책 금리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4월 CPI 지표를 통해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 신호가 확인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모건 스탠리는 "2024년 하반기부터 디스인플레이션과 함께 월별 수치가 둔화되면서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향한 지속적인 경로에 있다는 Fed가 필요로 하는 확신을 줄 것"이라며 "Fed가 올해 9월, 11월, 12월 세 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매판매 지표도 15일 공개된다. 4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4%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월(0.7%)과 비교해 증가세가 둔화될 전망이다.
이번주에는 제롬 파월 Fed 의장의 발언도 예고돼 시장의 시선이 쏠린다. 파월 의장은 14일 클라스 노트 네덜란드 중앙은행(DNB) 총재와 대담을 나눈다.
이 밖에 오는 16일 공개되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를 통해 고용시장 추이도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22만건으로 전주(23만1000건) 대비 감소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채 금리는 약보합세다. 글로벌 채권금리 벤치마크인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1bp(1bp=0.01%포인트) 하락한 4.48%,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2년물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소폭 하락한 4.86% 선에서 거래 중이다.
국제유가는 미국과 중국의 수요 개선 조짐에 상승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0.86달러(1.1%) 오른 배럴당 79.12달러, 글로벌 원유 가격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0.57달러(0.7%) 상승한 83.3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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