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시장에 상장한 인공지능(AI) 의료 관련 상장사들이 잇달아 성과를 내면서 주가 부진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의료 AI 관련주는 지난해 상반기 과도한 기대감으로 증시 주도주로 떠올랐으나 현재 대다수 주가가 고점 대비 반토막 났다. 기대보다 사업 진행 속도가 더디면서 실망 매물이 쏟아진 결과다. 다만 올해 들어 실적 개선과 의료 AI 솔루션 공급을 앞세워 반등을 준비 중인 상장사가 적지 않다. 매출액이 빠르게 늘면서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시기가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졌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뷰노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으로 영업수익 55억원, 영업손실 3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212% 증가했다. 전 분기 대비로는 12% 늘었다.
뷰노는 AI 기반 심정지 발생 위험 감시 의료기기인 '뷰노메드 딥카스'를 도입하는 병원이 늘면서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뷰노메드 딥카스를 도입한 병원 수는 지난해 60곳에서 올해 85곳으로 늘어났다. 병상 수가 3만4000개를 돌파했다. 실제 사용하는 병상당 하루 단위로 청구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도입 병원이 증가하면 매출 규모도 커진다. 흉부 CT 판독 보조 솔루션 '뷰노메드 흉부 CT AI'는 일본에서 매출이 늘고 있다.
앞서 뷰노는 지난 9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급성심근경색 탐지 소프트웨어(뷰노메드 딥ECG AMI)의 의료기기 허가를 획득했다. AI를 기반으로 심전도 데이터를 분석해 급성심근경색을 탐지하는 소프트웨어형 의료기기다. 급성심근경색(AMI)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막혀 심장이 정상적으로 동작하지 못하는 질병으로 조기에 발견할수록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이예하 뷰노 대표는 "인허가를 통해 급성심근경색을 미리 발견하고 적시에 치료받을 수 있는 AI 의료기기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심전도 데이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다양한 질환에 대한 연구개발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의료 AI업체인 제이엘케이는 건강검진 센터에서 활용할 수 있는 폐질환 검출 AI 솔루션을 통해 외형 확대를 추구하고 있다. 8개의 직영 건강검진 센터를 보유한 재단법인 KMI 한국의학연구소는 흉부 엑스레이 기반 AI 솔루션(제이뷰어-X)를 도입하기로 했다. 제이엘케이는 KMI 직영 건강검진센터와 연관된 800여 곳의 KMI 네트워크 건강검진 센터에 AI 솔루션을 공급하고 뇌졸중?치매 관련 검진 솔루션으로 제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다.
해외 진출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제이엘케이는 인도네시아에서 병원 41개와 진료소 30개를 운영 중인 실로암 병원 뇌출혈 검출(JLK-ICH), 뇌동맥류 검출(JLK-UIA) 등 의료 AI 솔루션을 공급한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추진하는 AI 정밀 의료솔루션인 '닥터앤서' 프로젝트에 제이엘케이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다양한 해외 진출 기회가 찾아오고 있다.
딥노이드도 의료 AI부문에서 본격적으로 매출이 늘어날 계기를 마련했다. AI기반의 뇌동맥류 검출 진단보조 솔루션 '딥뉴로'를 의료기관에서 건강보험 비급여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식품의약안전처와 보건복지부는 혁신의료기기 통합심사 평가를 통해 딥뉴로를 혁신 의료기술로 선정했다. 17개 병원이 딥뉴로를 도입했다. 사전에 동의한 환자를 대상으로 뇌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결과를 분석할 때 딥뉴로를 활용한다. 딥뉴로는 뇌 MRA 영상에서 AI를 활용해 뇌동맥류를 검출해 의료진의 진단을 보조하는 솔루션이다. 뇌동맥류에 대한 일관된 결과를 제공하고, 영상판독 편의성과 정확도를 높여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다수 의료 AI 관련주 주가는 지난해 9월까지 기대감으로 올랐다가 이후로 뒷걸음질 치고 있다"며 "해외 진출과와 손익분기점 통과 등 의미있는 성과 지표가 나오면 주가 반등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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