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이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황화 리튬 생산을 추진한다. 전고체 배터리 밸류체인(가치사슬) 완성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대량생산으로 배터리 가격도 낮출 것으로 보인다.
13일 포스코홀딩스 등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미래기술연구원 내에 황화 리튬 생산 테스트 설비를 갖추고 샘플 생산에 나섰다. 연내 파일럿 플랜트(시험 공장)를 짓겠다는 계획이다.
포스코홀딩스가 생산하는 황화 리튬은 기존 리튬 생산 공정에서 나오는 황산리튬을 탄소와 가열해 산소를 떼어내는 공정을 통해 제조된다. 철광석에 탄소를 가열해 산소를 떼어내는 제철의 환원 공정과 비슷해 축적된 기술력이 높다. 황화 리튬은 수분이나 산소와 반응하면 인체에 유해한 황화수소를 만든다. 이 때문에 산소 함유량이 낮아야 하는데, 포스코홀딩스가 생산하는 황화리튬은 산소 함유량이 0.4~0.5%까지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황화 리튬은 고체 전해질을 만들기 위한 필수 소재다. 고체 상태인 전해질의 이온 전도도를 높이기 위해 황화 리튬이 필요하다. 황화리튬은 전고체 배터리 단계에서 고체전해질에도 쓰이지만, 또 다른 차세대 배터리인 리튬황 배터리에는 기존 NCM(니켈·코발트·망간)계열 양극재에 들어가는 수산화리튬도 대체한다. 포스코홀딩스는 황화 리튬을 생산해 배터리·디스플레이 소재 업체인 정관과 합작한 포스코JK솔리드솔루션에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이 합작사는 전고체 배터리의 고체전해질을 개발하고 있다.
포스코의 황화 리튬 생산이 주목받는 건 대규모 양산으로 가격을 낮출 여지가 커졌기 때문이다. 현재 황화 리튬 가격은 ㎏당 1500~2000달러 수준으로, 같은 무게의 기존 액체전해질 가격 9달러 대비 최소 160배 이상으로 높다. 현재 국내에선 레이크머티리얼즈, 이수스페셜티케미칼, 정석케미칼 등이 황화리튬을 생산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의 추정에 따르면 이 업체들의 합산 생산 능력은 현재 약 200t으로 추정된다. 반면 2030년 수요량은 1만5000t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전고체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높고 화재 위험이 낮아 ‘꿈의 배터리’로 불린다.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이온을 전달하는 전해질을 액체가 아닌 고체로 대체한 배터리다. 고체 전해질은 액체 대비 충격 및 훼손 등에 강하고 칸막이 역할도 담당해 분리막을 최소화 또는 제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배터리 무게를 가볍게 하거나 남게 된 공간에 양극활물질을 추가해서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게 가능하다.
포스코홀딩스를 비롯해 국내 대기업의 생산도 가시화될 전망이다. 삼성SDI 는 올 상반기 중 양산 계획을 구체화하겠다고 밝히며 상용화에 속도가 붙었다. 전고체 배터리 개발과 양산을 주도하고 있는 고주영 삼성SDI 중대형상품기획팀장(부사장)은 지난달 SNE리서치가 주최한 NGBS 세미나에서 "고체 전해질 소재가 전고체 배터리에서 가장 중요한 소재 공급망"이라며 "서플라이 체인(공급망) 구축이 가장 중요한데 소재 회사들과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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