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IFC몰 내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사무실. 입구를 지나 코너를 한번 돌면 나오는 제임스 김 암참 대표이사 겸 회장의 집무실에는 스포츠 관련 물품들이 곳곳에 있다. 집무실을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흰 벽 정 중앙에는 세계적인 농구스타 제임스 르브론(39·LA레이커스)의 친필 사인이 있는 유니폼과 테니스 라켓이 위아래로 걸려 있다. 테니스 라켓은 미국 유명 스포츠 브랜드 ‘윌슨’의 제품이다. 김 회장은 이 브랜드의 앰배서더로 활동하고 있다. 김 회장은 "선물 받았다"고 설명하며 웃었다.
재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타공인’ 스포츠 마니아다. 특히 테니스를 좋아한다. 여러 현안들로 바쁜 요즘에도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테니스를 치러 간다고 했다. 김 회장은 "토요일과 일요일을 포함해서 많게는 일주일에 4~5번 칠 때도 있다"고 했다. 테니스는 그에게 중요한 비즈니스 수단이기도 한 것으로 보인다. 집무실에 있는 수많은 사진 액자 중에는 오래전에 찍은 듯한 테니스 모임의 단체 사진도 자리하고 있었다. 기자에게 직접 소개한 사진 속에는 정계, 경제계에서 테니스 마니아로 소문이 자자한 유력 인사들이 있었다.
김 회장은 1962년 우리나라에서 태어나 8살 때 미국으로 넘어간 한국계 미국인이다. 미국 보험사 AIG 지사장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8살에 괌으로 이민을 갔다. 이후 미국 UCLA 경제학 학사 학위와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재계에는 AT&T 본사에서 일하면서 입문했다. AT&T에선 본사 마케팅 총괄을 맡았으며 코코란닷컴, 비비안 인터내셔널의 최고경영자(CEO)를 거쳐 뉴욕에 있는 컨설팅 회사 ‘팰리세이즈 어드바이저’에서 대표로도 일했다. 2009년 2월에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대표이사가 됐다. 2015년 6월에는 한국지엠(GM) 대표이사 겸 사장으로 취임해 직원 만7000여명을 총괄하고 국내 영업, 제조, 유통 및 디자인을 아우르는 한국GM의 운영 전반을 책임졌다. 당시 우즈베키스탄의 GM 합작회사도 관장했다. 이런 경력과 실력을 인정받아 2017년 7월 암참 대표이사 겸 회장으로 취임했다. 한국계 미국인이 암참 회장이 된 것은 그가 처음이다.
평소 소통과 팀워크를 중시하고 능력은 물론, 친화력이 매우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각종 프로필에서 "승부욕이 강하다"고 자신을 소개한다고 한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사장으로 일할 땐 직원들에게 흑백 TV로 권투선수 홍수환이 1970년대 파나마에서 열린 주니어페더급 초대 타이틀 결정전에서 4번 다운된 뒤 3회 KO로 이기고 챔피언에 오른 ‘4전5기’ 영상을 보여줬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승부욕을 자극하고 일의 능률을 올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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