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배달 없애면 안 되나요? 눈물납니다"

"똑같은 음식 배달로 먹으면 더 비싸질 수밖에"
"결국 부담은 고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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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배달이 없던 시기로 돌아가고 싶다. 답답하고 안타깝다"


울산에서 프랜차이즈 치킨집을 9년째 운영하는 점주 A씨는 8일 방송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무료배달에 대해 "보완을 하든지 없애든지 새로운 계기가 필요하다"며 "이미 하는 사장님들도 안 할 수 없으니까 하는 거지, 하면서도 눈물을 흘린다"고 말했다.

업주들이 배달애플리케이션(앱)에 내는 수수료 방식은 정액제와 정률제, 두 가지로 나뉜다. 정액제는 깃발 한 개에 8만8000원의 수수료를 내고,1.5~3㎞ 거리 안에 가게를 노출해 마케팅하는 방식이다. 깃발은 두 개, 세 개로 늘릴 수 있는데, 한 달에 100건을 받든 1000건을 받든 추가 수수료는 없다. 반면 정률제는 월 사용료는 내지 않지만, 소비자가 내는 금액에서 약 6.8% 정도의 수수료를 뗀다.


A씨는 "대부분의 점주가 정액제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배달업체들이 무료배달 서비스로 전환하면서 점주들은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강제 전환해야 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무료배달 서비스 정책에 따라 점주들이 정률제를 따르게 되면서 수수료 부담 금액이 급증했다. 그렇다고 정액제를 고수하면 무료 배달 서비스로 분류되지 않아 매출 감소 위험이 따른다.


A씨는 "(무료배달 서비스 시스템으로 전환 후 점주들 사이에서는)대출이 필요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며 "밑지는 장사는 할 수 없지 않으냐. 결과적으로 장사를 그만둘 수밖에 없다. 결국엔 치킨값을 올릴 수밖에 없게 된다"고 했다. 이어 "이 부담이 고객한테로 넘어가게 될 것"이라며 "제도를 보완하든지 없애든지 새로운 계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주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회(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변호사는 "음식 배달의 경우 원칙적으로는 소비자가 부담하는 게 맞다"며 "배민이 자사의 시장지배력을 강화하고 자사의 중개수수료 매출을 증대하기 위한 목적으로 배달비 무료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배달비 책정에 대한 가맹점주의 선택권을 제한했다"고 말했다. 서울 기준 3200원이라는 배달비를 무조건 부담하도록 거래조건을 거는 건 거래상 지위 남용 중 불이익 제공행위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 변호사는 "무료배달로 점주들은 수수료가 늘어나고, 이익이 안 남으니까 결국 가격을 인상하겠다는 거 아닌가"라며 "이러다간 매장에서 먹는 똑같은 음식도 배달로 먹을 때는 더 비싸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지난 몇 년 동안 많은 논의가 있었지만, 아직 입법화가 되지 않은 온라인 플랫폼 독점금지법(플랫폼 경쟁촉진법)을 통해서도 해결책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짚었다. 이 변호사는 "배달앱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에 있는 사업자들의 불공정행위에 대응하기 위해 시장지배적 온라인 플랫폼을 사전 지정할 수 있다"며 "그렇게 될 경우 반칙행위가 금지된다"고 말했다.





김진선 기자 caro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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