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7일(현지시간) 장 초반 보합권에서 혼조세를 나타내고 있다. 고용시장 둔화 지표에 이어 미 연방준비제도(Fed) 당국자들의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 발언으로 금리 인하 기대감이 되살아난 가운데 투자자들이 시장을 관망하는 모습이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오전 9시58분 현재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22% 오른 3만8938.49를 기록 중이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0.12% 상승한 5187.12,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08% 하락한 1만6336.35에 거래되고 있다.
종목별로는 월트디즈니가 실적 발표 후 8.19% 하락하고 있다. 디즈니는 1분기 주당순이익(EPS)이 1.21달러로 시장조사업체 레피니티브 예상치(1.1달러)를 웃돌았지만, 매출이 220억8000만달러로 전망치를 하회했다. 미국 방산기업인 팔란티어는 시장 예상을 하회하는 실적을 내놓은 후 13.56% 내림세다.
전날 미 증시는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Fed 당국자들이 현재 금리가 충분히 제약적이라는 메시지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금리 인하 기대감이 살아나면서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전날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베벌리힐튼 호텔에서 열린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 2024'에 참석해 "현재 통화정책이 매우 좋은 위치에 있다"면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데이터를 살펴보고 있다"고 해 앞으로 들어오는 지표에 기반해 향후 통화정책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금리 인하 시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도 전날 사우스 캐롤라이나 컬럼비아 로터리 클럽에서 "현재의 제약적인 금리 수준이 수요를 억제해 인플레이션을 목표 수준으로 되돌릴 수 있다고 낙관한다"고 밝혔다. 이어 "경제가 과열될 것으로 보지 않지만 Fed는 과열 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알고 있다"며 "경제가 더욱 크게 둔화된다면 Fed는 필요한 만큼 이를 지원할 수 있는 충분한 화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두 Fed 당국자의 발언은 지난 1일 금리 인상 가능성을 일축한 파월 의장의 앞선 발언과 궤를 같이한다. 이에 시장에서는 연내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고용시장 둔화 신호도 감지됐다. 지난 3일 미 노동부가 발표한 4월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 대비 17만5000건 증가했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24만건을 큰 폭으로 하회한 수준이다. 실업률은 3.9%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올랐고, 주간 임금 상승률은 전월 대비 0.2%로 둔화됐다.
US 뱅크의 선임 투자 전략가인 롭 하워스는 "시장은 인플레이션 상황과 관련해 약간의 결정적인 해법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지속되지만 문제가 되는 수준까지 가속화되지는 않고 있다. 위험 자산을 소지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도 Fed 당국자의 발언이 예정됐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의 이날 발언에 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오는 10일에는 미셸 보우먼 Fed 이사와 마이클 바 Fed 감독 담당 부의장의 발언이 있을 예정이다.
우버를 비롯한 기업들의 실적 발표도 이어진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S&P500지수에 편입된 기업의 80% 이상이 1분기 실적을 보고했고 이익 증가율은 기대치를 상회했다.
국채 금리는 하락하고 있다. 글로벌 채권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4bp(1bp=0.01%포인트) 하락한 4.44%선에서 움직이는 중이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2년물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과 비슷한 4.82%선을 기록하고 있다.
국제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가 6월 원유 가격을 인상하고, 가자지구 휴전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상승세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0.87달러(1.1%) 오른 배럴당 78.98달러, 글로벌 원유 가격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0.77달러(0.9%) 상승한 83.7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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