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부름 앱 '해주세요'에선 누적 100만건 이상의 생활대행 서비스가 이뤄졌다. 2021년 6월 서비스 출시 이후 3년이 채 안 돼 거둔 성과다. 국내 심부름 앱에선 단연 1위, 심부름은 배달이 안 되는 맛집 음식 포장부터 대신 줄 서기, 집안 벌레 잡기까지 다양했다. 안 되는 심부름 없다고 여겼지만, 해주세요는 이 범위를 더 확대하기로 했다. 이젠 단순 심부름을 넘어 전문적인 업무까지, 어떤 일이나 대행하겠다는 포부다. 현재 가능한 80개의 서비스가 약 1000개까지 늘어난다. '해주세요 2.0'을 준비하고 있는 조현영 해주세요컴퍼니 대표를 만나 자세한 설명을 들어봤다.
7일 조 대표는 "심부름뿐만 아니라 전문적인 일도 요청할 수 있는, 1000만 명을 대상으로 하는 국민 서비스로 해주세요를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DeNA, 미국 유니티, 카카오 등을 거쳐 2015년 LA에서 첫 스타트업을 창업해 코스닥 상장사에 매각하기도 했던 조 대표는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2021년 해주세요컴퍼니를 창업했다. 혼자 일을 하는데 잡다한 업무를 해주는 서비스가 없어 불편을 느꼈던 게 근거리에서 수요자와 공급자를 매칭하는 심부름 플랫폼을 만든 계기가 됐다.
창업 이후 지금까지 1인 기업으로 회사를 운영하며 마케팅도 하지 않았지만 편리하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가입자가 늘기 시작했다. 가입자 140만 명, 심부름 서비스를 제공하는 헬퍼(파트너)는 전국에 25만 명을 확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금의 해주세요는 심부름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배달, 청소, 이사, 반려동물 산책, 자녀 돌봄, 동행과 같은 다양한 생활대행 서비스들을 제공하고 있다.
오는 11일 선보일 예정인 2.0에서는 기존 생활대행 서비스뿐 아니라 프리랜서, 긱워커(Gig Worker)가 제공할 수 있는 전문 대행 서비스도 다루게 된다. 번역이나 코딩 등 심부름에서 벗어난 일도 해주세요를 통해 맡길 수 있다는 얘기다. 심부름뿐만 아니라 전문적인 일도 요청할 수 있도록 2.0부터는 심부름이라는 단어도 쓰지 않기로 했다.
다른 전문가 매칭 서비스와 다른 점은 단순 업무부터 전문적인 서비스까지 어떤 일이든 대신해줄 수 있는 사람을 근처에서 바로 찾을 수 있다는 점이다. 조 대표는 "해주세요의 강점은 즉시, 근거리에서 매칭이 된다는 것"이라며 "2.0 서비스 오픈을 위해 전문가 그룹을 구성해 개발 및 서비스 전략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최근 사명도 변경했다. 기존 이름은 동네 기반 심부름 대행 앱이라는 정체성이 드러나는 '하이퍼로컬'이었다. 하지만 2.0부터는 심부름에 국한하지 않고 모든 대행 영역으로 확장하며 브랜드 강화를 위해 '해주세요컴퍼니'로 바꿨다. 사명까지 바꾸며 서비스 확장을 추진한 배경은 기존 사용자가 다양한 방식으로 해주세요를 활용하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제주도로 출장 간 남편을 깨워달라는 요청도 있었고, 아들이 홀로 사는 어머니 집 전등을 갈아달라고 하기도 했다. 기존의 카테고리를 벗어난 다양한 일을 매개로 활발하게 매칭이 이뤄졌다. 조 대표는 "청소 서비스는 있지만 화장실 청소만을 원하는 니즈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며 "해주세요에서는 사용자의 다양하고 구체적인 니즈가 반영된다"고 했다. 이런 니즈를 담기 위해 심부름이라는 제한을 없앤 것이 해주세요 2.0이라는 설명이다.
해주세요에선 일을 맡기는 사람이 가격을 정해 올리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헬퍼는 원하는 시간만큼 자유롭게 일하며 돈을 번다. 조 대표는 해외 시장 어디에도 해주세요 같은 즉시 근거리 업무 대행 서비스는 없다고 했다. 그는 "한국에선 해주세요를 통해 어떤 도움이나 받을 수 있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누구나 돈을 벌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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